밤재(48) 바쁘게 사는 것은 잘사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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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48) 바쁘게 사는 것은 잘사는 것이 아니다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2.10.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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歲月本長 而忙者自促(세월본장 이망자자촉) 세월은 본래 장구한데 바쁜 사람은 스스로 절박하고 天地本寬 而鄙者自隘(천지본관 이비자자애) 천지는 본래 넓은데 비속한 사람은 스스로 좁히며 風花雪月本閒 而勞攘者自冗(풍화설월 이노양자자용) 바람불고 꽃피며 눈 오고 달뜨는 것이 본래 한가로운데 쓸데없이 바빠 수고하여 물리치더라. [채근담]

현대를 스피드 시대라 한다. 시간을 쪼개 쓰는가 하면 바빠 죽겠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바빠 정신없다고들 한다. ‘忙(바쁠 망)’은 마음을 잃어버린다는 의미이니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된다. 문제는 죽을 정도로 바쁘다면 몸과 마음이 상할 텐데 마음을 잃어버릴 정도로 바쁠 이유는 충분한 건지 여부다. 이에 대한 해답은 ‘忙(바쁠 망)’에 내재되어 있다.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마음인데 마음을 잃어버린다는 의미이니 마음을 잃어버리고 살면 삶의 의미를 잃고 산다는 말이며 바로 바쁘게 살지 말라는 의미다. 앞만 보며 바쁘게 뛰다보면 옆을 볼 마음을 잃어버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인생에 좋은 일이란 자신과 남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상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일이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한다면 수단이 목적을 상하게 함으로서 본말을 전도하는 짓이다.

인생에 길흉화복은 자연에 의해서도 발생되지만 대개의 경우 인간들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인간이 좋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만들기도 하지만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일과 말을 함으로써 재앙을 만들어 냄을 의미한다. 그리고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재앙을 만드는 일을 그만 둔다면 인간의 일은 절반으로 줄어들어 바쁘게 살아야할 이유가 없어지며 이로 인해 인간은 여유를 찾고 여유를 찾으면 각박함이 사라지고 각박함이 사라지면 세상은 평화로워 질것이다.

살면서 반드시 해야 할일은 삶의 목표를 자신을 최선의 인간이 되는데 두고 항상 자신을 비우며 늘 약자를 위하고 마음속의 미움을 지우며 검소하게 살고 겸손과 절제로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 일이다.

대부분의 불행은 안해야 할 생각과 말과 일을 하고 안 해도 될 생각과 말과 일을 하며 욕심을 많이 부린데서 비롯된다. 노자는 말한다. 罪莫大於多慾(죄막대어다욕) 욕심이 많은 것 보다 큰 죄는 없다고 했다. 필부가 돈과 남의 여자를 욕심내면 살인이 일어나며 강대국의 대통령이 욕심이 많으면 약소국의 국민은 불행해지고 언론인이 욕심이 많으면 곡필로서 사회의 불의를 조장하며 부자들의 욕심은 가난한자들을 더욱 불행하게 한다. 불노소득을 구하고 뜬구름 같은 명예를 탐하는 마음, 악한 사람을 위해 일하고, 전쟁을 하여 사람을 죽이기 위해 무기를 만드는 일, 없는 사람이 부자들 위한 후보 선거운동 하는 일, 부패한 정치인을 돕는 일, 가지 않아도 될 장소에 가는 일, 있지 않아도 될 자리에 있는 일, 사치하는 일, 남에게 자랑하고 과시하는 일등 불행을 만드는 일은 너무 많다.

무엇이 우리를 속 좁게 하는가? 비속한 생각이 스스로를 좁은 틀 속으로 가둔다. 鄙(비)는두매 산골을 의미하고 俗(속)은 사람이 산골짜기에 갇혀 밖의 것을 보지 못한 걸 의미한다. 해서 비속이란 눈앞의 이득 또는 풍속이나 관습, 시대의 사조에 갇혀서 널리 보지 못함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이웃이나 주변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며 인생을 터득하고 정의해가면서 내가 모른 어딘가에 나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나 이전에 내가 모른 세계가 존재했고 이후에 내가 알 수 없는 전혀 다른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는다. 비속이라는 좁은 세계에 갇힌 인간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 세상을 해석하고 시비를 판단하면서 희로애락 한다.

道可道非常道 (도가도비상도) 도를 도라 하는 것은 항상 같지 않고 상황에 맞는 최선일 수 있기 때문이다.[노자]

쉽게 말하면 상황에서 최선인 것이 도이다. 두꺼운 옷은 겨울에는 좋지만 여름에는 아니며 얇은 옷은 여름에는 좋지만 겨울에는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때에 맞게 인간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리이다. 가치는 언제나 상대적이다. 시공을 초월하라. 여유를 갖고 경계너머를 보라. 자기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라.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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