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바른 지역신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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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바른 지역신문이 되겠습니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3.01.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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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새해다. 삭풍과 한파 속에서 새해 첫날이 밝았다. ‘고생이 많았다’고 ‘새해에는 복 많이 받고 모두 행복해라’고 속삭이듯 소복한 눈이 내렸다. 올해는 ‘흑뱀’의 해라고 한다. 알을 많이 낳는 다산성, 재물, 풍요를 상징하는 뱀띠 해이니 뱀처럼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함께 상생하는 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작년 한 해는 정치의 해였다. 아직껏 대선 결과를 놓고 이유와 설명이 넘친다. ‘인구 구성 변화에 따른 장·노년층의 벽을 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 지역주의와 영남권의 많은 인구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절망, 권위주의 산업화 시절의 향수에 빠진 국민들에 대한 원망’ 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구조적인 힘을 의지로 돌파하기에 역부족했다는 판단은 위험하고 비겁하다. 50대 연령층, 영남권 인구, 박정희 향수 등을 앞세운 필연ㆍ필패론은 시민사회의 책임과 성찰을 가로막고 있다.

민주주의의 보루가 되어야 할 언론과 검찰 등 공권력은 지난 5년 이명박 정권의 주구가 되었고 그 결과 어렵게 싹틔운 민주주의와 인권을 퇴행시켰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1 대 99의 사회를 고착시켜 서민들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개발이란 미명 아래 파헤쳐진 산하는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내고 있다. 더구나 입으로만 혁신을 외치면서 ‘묻지마 단일화’와 ‘닥치고 투표’에만 열중했던 야권은 국민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고 혼란에 빠져있다. 새것을 건설할 능력을 보이지 못한 결과다. 집권세력에 대한 비난과 조롱으로 세월을 보내기 보다는 새살을 돋우고 키우는 믿음직한 세력으로 바로 서는 노력이 절실하다.
눈을 들어 보면 주변국의 정세도 만만치 않다. 혹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으로 냉전시대 지도부의 아들딸로 교체되는 ‘동북아 세습체제’로 개편됐다고 한다. 과거 냉전체제를 절정으로 이끌던 전직 지도자들의 후손들로 한꺼번에 교체되었다는 것이다. 유신체제를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당선인, 북쪽에는 3대 세습을 한 김정은 총비서, 자민당 체제를 만든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혁명 원로 시중쉰 전 부총리의 아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일본에 등장한 극우정권과 동북아 지역 패권을 노리는 미국과 중국의 긴장과 대결도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다.

험난한 현실을 극복하고 다시 전진하기 위해서 우리는 물질 제일 위주의 가치를 생명·생태 중심으로, 승자독식사회가 아닌 성장의 열매를 고루 분배하는 공존사회로 바꾸어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검찰을 비롯한 공권력의 개혁과 언론개혁은 매우 절실하다. 과거사, 양극화, 분단, 세대, 이념 등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역사ㆍ정치ㆍ경제ㆍ사회ㆍ지역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처방 없이 그저 통합만 외친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균등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과 민주적 의사결정에 따라 협력하고 상생하는 것이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진리를 믿어야 한다. 탐욕과 물신 지배사회를 공존과 상생의 사회로 되돌려야 한다. “희망이란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지만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자 길이 된 것이다.”(루쉰)는 경구처럼 현실이 팍팍하고 미래가 막막해도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우리의 힘을 모아야 한다.

지역사회의 권력과 언론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작금에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미디어 재벌을 육성해 권력과 자본의 언론시장 장악을 획책해온 결과가 어떠했는가. 소통의 창구가 돼야 할 언론이 갈등과 분열의 진원지로 전락한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았다. 따라서 올해로 세 살배기가 되는 <열린순창>이 그동안 믿어주시고 키워주신 독자들의 뜻에 부합하는 길을 제대로 걸어왔는지 두려운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아직은 작고 초라한 지역 주간 신문이지만 지역사회를 지키는 비판언론의 책무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희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요즘 한 방송극의 대사를 옮겨 적는다. <열린순창>이 깊이 오래도록 새겨야 할 경구가 되길 바라며.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닐 게다. 그 심중에도 한때는 푸른 꿈이 있었고, 단단한 심지도 의기(義氣)도 있었을 게야. 허나 그것이 꺾인 게지. 불의한 자들이 어떻게 선의를 짓밟는지 불의가 어떻게 이기고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것을 지켜보며 그렇게 그 사람도 불의를 배운 것이다. 그래야 살아남아 쉽게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으니까. 또 세상은 언제나 그런 자들이 이기는 듯 그리 보이지 않느냐? 하지만, 아무리 이 밤이 춥고 길어도 끝내는 새벽이 오고, 반드시 봄이 온다. 너는 그것을 알고 있겠지? 그래 그 마음을 잊지 말거라. 그게 언제이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절망이 찾아오더라도 그 불의가 너를 꺾을 수 없다는 걸 부디, 잊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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