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방 봉사단 ‘길벗’과 함께 한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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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방 봉사단 ‘길벗’과 함께 한 1년,
  • 김선영 사무국장
  • 승인 2010.08.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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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선영 순창군여성농민회 사무국장
고마움의 인사 보냅니다.

‘길벗’은 소외된 이들의 아픈 곳을 만져주려 만든 한의대 학생과 한의사의 모임입니다. 그들 중 전북지역 일꾼들과 맺어진 인연이 벌써 한 해 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우리 여성농민회는 마을을 찾아가 삶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마을 방문 교육’을 해왔습니다. 수 년 전부터는 그 주제를 ‘건강’으로 잡고 뜸, 부항, 수지침 등을 배워 노인정을 찾아가기도 하고 요가를 배워 여성회관을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능숙한 듯 흉내 내어도 의료자격이 없는 저희들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하였지요.

그러던 중 2009년 9월, 길벗을 만난 것은 참으로 복된 경험이었습니다.

대학생으로 농촌활동을 나온 한의대 학생이 이제 졸업을 해 번듯한 한의사가 되고, 학생 때의 그 인연으로 순창에 봉사를 나오겠다고 제안된 것입니다. 단순한 건강 교육에 드디어 ‘찾아가는 한방 진료’라는 이름을 내걸게 되었습니다.

농민들은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교통이 불편해서, 병원비가 부담되어서 혹은 바쁜 농사철이라서, 병을 키우고 통증을 참고 살아가십니다. 그들 중에는 정말 중한 병이라 ‘치료’에 의존해야 하는 분도 있지만, “많이 힘드셨죠? 저희가 도와 드릴께요.”하는 위로 한마디가 약보다 더 필요한 분도 있습니다.

손주 같고 아들, 딸 같은 학생과 의사 선생이 마을로 찾아 와서 자식처럼 따뜻하게 말 건네주고, 내놓기도 흉한 손발을 만져주는 것, 그 자체가 따뜻한 위로였을 겁니다. 게다가 집에 가 드시라고 약도 지어드리고 파스까지 붙여 드리면 주머니에서 무어라도 꺼내놓으시려고 까지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제일 모지란 사람 취급받는 게 농사꾼, 그 중에서 제일 업신 당하는 것이 여성농민 아니던가요? 하니 그들은 존중하며 아픈 곳을 만져주는 일은 아무나 하기 어려운 일일 겁니다. 해서 손수 순창까지 와 봉사활동을 한 길벗 학생들과 한의사 선생들께 무한한 존경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함께 하는 동안 덕분에 저희가 어른들로부터 칭찬 들었던 점, 계속해서 어른들은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신 점 모두 감사합니다.

더불어, 함께 한 길벗 식구들께 주제 넘는 당부를 드립니다. 앞으로 한의사 선생 양반(! 시골 말이 그렇습니다. 꼭 ‘의사 양반’이라시대요...)’이 될 학생 여러분은 바쁜 학업 쪼개어 순창까지 다녀왔던 기억 잊지 마시고 병든 농민과 농촌을 위해 일하는 훌륭한 선생이 되시길 바라며, 한의사 선생님들께서도 좋은 재주와 따뜻한 마음으로 봉사하시는 그 길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길벗에게 받기만 하고 돌려드릴 것이 없어 송구합니다. 저희는 농촌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보답이 될런지요? 그러하다면 좋겠습니다.

약속한 1년의 시간이 다 지나갑니다. 다시 한번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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