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업(5)/ 번개에 동반되는 빗물은 거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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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업(5)/ 번개에 동반되는 빗물은 거름 물
  • 이선형 회장
  • 승인 2010.08.18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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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선형 순창자연농업연구회장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여야 안정적인 수확 가능

우리나라 기후가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뀌고 있다는 뉴스를 여러 차례 접한 바 있지만, 올해에는 기후변화가 진짜 실감나게 느껴진다.

여름 장마가 비교적 순하게 물러갔는데 8월 들어 태풍과 지역별 게릴라성 호우 등이 장마철이 무색하게 더 많은 비를 뿌리고 있고 피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순창이 속해있는 전라북도는 남으로 지리산과 노령산맥이, 북으로 차령산맥이 울타리처럼 감싸고 있어서 가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하여 전라복도(福道)라는 애칭을 받을 만큼 살기 좋은 고장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여파는 전라복도도 어찌하지 못하는지 최근에 임실, 진안 등지에 폭우로 인한 많은 피해가 발생했고, 순창도 지난달에 하루 190밀리미터(mm)의 폭우가 쏟아진 바 있다.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온실효과 때문에 모스크바의 여름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갔다는 며칠 전의 끔찍한 보도처럼 한반도도 유럽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는 모양이다. 산업화ㆍ현대화라는 미명 하에 몇십억년 동안 만들어진 화석연료(석유 석탄 등)를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단 400년만에 절반 이상 소모해버린 탐욕의 불가피한 결과이리라. 하여간 그 여파로 전라복도는 다시 전라북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환경재앙의 여파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욱 큰 무게로 전가될 것이다.

이야기가 다소 무거운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것은 바로 비이다.

순하게 내리는 비가 아니라 요즘처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에 대한 것이다. 아울러 친환경 농사와 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번개는 구름 속에 있는 음전기와 양전기가 부딪히면서 내는 불꽃인데 그 온도는 2만~3만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압은 10억 볼트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동반하고 있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공기)는 질소가 78퍼센트이고 산소가 21퍼센트인데 번개가 치면서 생성되는 엄청난 온도와 에너지는 공기 중의 질소를 액화시켜 빗물과 함께 내려오게 된다. 즉 번개 치면서 내리는 비는 요소비료를 머금은 거름 물이라는 것이다.

작년 가을에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끼친 태풍이 없었던 덕분에 나락농사는 사상최대의 풍작을 이루었고 나락 값은 폭락하였다. 금년에도 나락 값은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기에 농가들은 수량 증대를 통해서라도 손실을 만회해보고자 화학비료 사용량이 늘어나는 모양이다. 200평 논에 1/3포가 적정 사용량인 이삭거름을 1포씩 썼다는 농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7월 중ㆍ하순에 이렇게 넉넉하게 이삭거름을 뿌린 뒤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요즘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피사리를 하느라 논을 들어가 보니 평당 50주 미만으로 드물게 심었는데도 군데군데 문고병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삭거름을 안 한 필자의 논이 이정도면 관행농법으로 짓고 있는 다른 논들의 상태가 매우 걱정된다. 풍산면 대가리에서는 나락 모가지가 나오기도 전에 벼가 비스듬히 눕는 곳도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 상태에서 태풍이라도 오게 되면 그야말로 지푸락 농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인 기후재앙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밀수출을 긴급 동결하였고 국제 곡물가도 급증하였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는 우리의 농사환경도 온대적 사고로부터 바뀔 것을 강요하고 있고 기민하게 지구 온실화에 대처해야 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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