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66) 삶 죽음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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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66) 삶 죽음 소유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3.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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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태어나서 죽음으로 가는 여행이며 소유란 여행에 필요한 소지품이다. 빈손으로 태어났기에 자기 것이 없으며 본래 자연의 것을 잠시 빌려 쓰다가 삶의 여행이 끝나면 원하지 않아도 되돌려 주어야 한다. 마음이 괴로운 것은 밥을 못 먹어서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갖지 못해서이고, 더 많이 갖고 싶은 욕심은 형제인 남에게 빈궁과 굶주림을 준다. 소유란 곧 짐인데 짐을 무겁게 하기위해 자신과 형제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기보다 어렵다.”[성경 마가복음 10장] 선하게 산다는 것은 남과 함께 산다는 것을 의미하고 남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소유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 때문에 인류의 스승들은 한결같이 무소유를 가르친다.
 태어남이란 없음에서 있음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죽음이란 있음이 다시없어짐을 의미한다. 하여 죽음을 일러 돌아간다 하고, 돌아감이란 마음이 본래의 없음으로 돌아가며 몸이 본래의 태어남의 터인 흙으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오늘 왔다 내일이면 돌아갈 인생, 미련을 가져야할 이유가 없음에도 우리는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여 자신을 욕되게 하고 남을 괴롭게 한다.
유여자비다재야 욕절사과야(有餘者非多財也 欲節事寡也) 여유가 있는 것은 재산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욕망을 줄여 일을 적게 만들기 때문이며, 부족자비무화야 민조이비다야(不足者非無貨也 民躁而費多也) 부족한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들떠 요란을 떨고 설치며 낭비가 심하기 때문이다.[회남자]
지혜가 최선의 경지에 이른 인류의 스승들은 무소유적 정신의 부자이지 물질적 부자는 한사람도 없다. 동시에 여유가 없는 조급한 사람도 없다. 안으로 수양이 잘 되어있어 내공이 지극하여 생명을 흔드는 외풍이 흔들어도 고요함을 잃지 않는다.
성인내수기본 이불외식기말(聖人內修其本 而不外飾其末) 성인은 속을 닦는 것을 근본으로 하며 겉을 꾸미는 것을 말단으로 여긴다.[회남자] 내면이 부실할수록 마음은 밖을 꾸미려 한다. 감정은 좋아하고 싫어하되 눈이 없어 앞을 보지 못하고, 분별력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 것을 좋아해야 하며 어떤 것을 싫어해야 하는지, 무엇이 삶을 불행의 길로 유혹하며 천박하게 하는지, 어느 길로 가는 것이 참으로 삶을 소중하게 하는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성은 삶의 눈이며 생각을 도구로 한다. 감정과 이해타산의 속박에서 벗어난 이성은 태양처럼 밝아지고 감정이 이성을 즐겨 따른다면 인생은 탐욕에서 벗어나 참한 길을 가게 되며 참한 길을 가노라면 이웃과 모든 생명에게 의미있는 건강한 삶이 되어 자신에게는 마음의 평화를 후손에게는 긍지와 이정표를 주게 될 것이다.
식기외자상기내(飾其外者傷其內) 능양미자천하무지야(能兩美者天下無之也) 겉을 꾸미면 속을 해친다. 겉과 속이 모두 좋은 것은 세상에 없다.[회남자] 
소유에는 영혼에 속한 소유와 명리에 속한 소유가 있으며 마음에 명리의 영토가 넓어지면 영혼의 영토가 줄어들고 영혼의 영토가 넓어지면 명리의 영토가 줄어든다. 소유에 대한 탐욕에 구속되어 괴로워하며 자신을 욕되게 하고 인심을 잃는다면 어리석고 바보스런 짓이다. 바보란 소중한 것을 버리고 하찮은 것에 매달리며, 진실을 버리고 거짓을 좋아하며, 행복의 길을 버리고 재앙의 길을 선택하며, 쓸데없는 말과 행동으로 근심 걱정거리를 만들어 작은 일로 남과 다투어 스스로를 상하게 한다. 
살기 위한 소유란 생명유지를 위한 기본소유이며, 명리를 위한 소유는 호사를 위해 가난한 자의 몫을 덜고 나눔과 공존을 거부함으로써 기회의 불평등을 만들며 불평등은 불만을 낳고 불만은 불화를 낳으며 불화는 불통의 벽을 만들고 불통은 싸움을 만들며 싸움은 삶을 죽이는 길이다.
‘사람’을 한 자로 줄인 글자가 ‘삶’이란 글자이니 사람이라 함은 살린다는 의미가 있으며 사람과 사랑은 미음과 이응 차이의 이웃이다. 즉 사람이라 함은 살리며 사랑한다는 의미로서 남과 나의 마음과 몸을 함께 살리는 것을 의미하며, 미움의 시간은 인도를 벗어난 시간으로 무의미한 죽은 시간이다.
세상은 파란 만장하고 인생의 길은 험하며 산다는 것은 버려야 할 것과 선택해야 할 것의 연속이다. 순간순간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느 것을 선택을 해야 할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럴 때 나보다 눈이 밝고 지혜로운 친구가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실수는 줄며 인생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주변에 있는 친구에게 지혜를 빌리려 하지만 동류상종(同類相從) 같은 부류끼리 어울려 사는데 탁월한 지혜가 나올 리 없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모든 인류가 인정하는 최선의 지혜를 가진 스승들을 친구로 하라. 이들은 아첨도 경멸도 이해타산도 배신도 하지 않고 오직 순리와 진리 도리와 천리의 세상 이치를 들어 정직하게 도울 뿐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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