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신축부지, '분묘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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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센터 신축부지, '분묘분쟁'
  • 황호숙 기자
  • 승인 2010.10.0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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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문중, "뒤통수 맞은 기분, 법정싸움 불사"

분묘 이전 문제로 군과 양씨문중이 충돌하면서 지난 2008년 12월 착공, 2009년 12월 준공 예정이던 농업기술센터의 신축 계획이 전혀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신축공사는 유등면 건곡리 750-1번지 일대 1만6000제곱미터(㎡, 4800평)의 땅에 청사 1동과 농기계 격납고 조성 등을 위해 총 사업비 43억 6000만원(국비 12억7500만원, 군비30억8500만원)이 들어가는 공사이다. 현재는 농기계 보관 창고만 덩그러니 들어선 채 부지 중심부의 묘지 봉분 7기만 남기고 주위 흙을 파내 마치 섬처럼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양씨문중의 관계자인 양승영(51ㆍ경기 수원시)씨는 “인계 농공단지 땅과 신축하려는 땅 전부 부도가 나서 팔린 소중한 선산이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7년이란 세월이 있었다. 인계농공단지 부지도 군에서 꼭 필요하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선산 13기를 옮겨주며 당시 군수에게 선산을 되찾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다”며 “농업기술센터 신축부지는 군청에 매매되기 3~4년 전부터 협상과정 중에 있었는데 군이 다른 부지를 다 놔두고 꼭 이곳을 선택해야 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양씨는 “군이 기술센터 부지를 매입한 이후에도 양씨문중은 군의 입장을 수용해 농업기술센터 부지 1000평을 군으로부터 매입할 의사를 밝혔고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도 설계도까지 펴놓고 위치까지 확인하면서 승낙했었다”고 밝히고 있다.

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양씨문중 묘 이장을 협의한 결과, 서로가 공조체제를 갖추고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그러나 그렇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가 싶던 부지문제는 양씨문중 사람들이 서울로 올라간 지 이틀 만에 180도 꼬여버렸다. 묘 주위를 절벽처럼 깎아놓고 묘만 공중에 띄워 놓은 채 파헤쳐지자 문중사람들은 철저히 조롱 당하고 기만 당했다는 생각에 극도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씨는 “흙이 좋아서 파갔다는 변명도 말이 안 되지만 남의 조상 묘를 저 모양으로 만든 흙으로 인근 밭을 성토해 나무를 심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씨는 또 “1억5000만원이면 현 부지 옆에 매물로 나와 있는 3000여평을 살 수 있었는데 민원 여지가 확실하고 기술센터의 위치상 비효율적일 뿐더러 두 배가 넘는 돈을 들여서 왜 구입해야 했는지 혹여 뒷거래가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군이 “더 이상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 강제 수용하겠다”는 통보를 하자 양씨 문중에서도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렇다고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양씨문중은 “군에서 손해 보지 않도록 선산 땅을 재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군에서도 “동쪽 300평, 서쪽 500평을 양씨문중에 팔 용의가 있으며 문서화 시켜주겠다”고 진일보한 제안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서로 간의 불신의 벽이 너무 높아 진척이 안 되고 있지만 진정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화해를 위한 모습을 보여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이를 지켜본 사람들의 주문이다. 특히 군 고위책임자가 아랫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불 보듯 한 변명만 늘어놓기 보다는 민원 해결을 위해 적극적이고 해결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분묘기지권(墳墓基地權) 대한민국 민법의 한 개념으로 다른 사람의 땅 위에 무덤을 세운 사람에게 관습법으로 인정되는 지상권 유사 용익물권을 말한다.(민법 제187조) 즉, 분묘가 조성된 지 20년이 넘고 소유자 있는 분묘에 대해서는 소유자와의 협의 없이는 수용 등 개발행위를 할 수 없다고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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