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71) 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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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71) 술에 대하여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5.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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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미인은 악마가 소유하고 있는 두개의 그물이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새라도 그 그물에 걸리지 않을 수 없다.”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리케르트. 비움을 본성으로 하는 이성에 의존해 산다면 욕망과 욕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결코 악마의 그물에는 걸려들지 않는다. 사람이 악마의 그물에 걸려드는 것은 언제나 욕구, 욕망하는 감정을 따라 살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되 마음을 비워 욕심 없이 마시고 미인을 대하되 인간으로서 존중할 뿐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악마의 그물이 무슨 효용이 있겠는가?
“나는 술을 마실 때 생각하고 생각할 때 술을 마신다.” -프랑수와 러브레이(프랑스 작가). 진정 술의 가치를 알며 술을 사랑하여 인생의 착한 동반자로 삶의 길에 마차로 활용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누가 술을 악마의 도구라 하겠는가?
“한잔의 술은 재판관보다 빨리 분쟁을 해결해 준다.” -영국의 극작가 셀리던. 절제된 적당한 음주는 기분을 좋게 해줌으로서 마음을 열게 하며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화해에 기여한다. 더 마시고 싶어 하는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이성에 의해 절제될 때 술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소통하게 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술이 들어가면 지혜가 나온다.” -존 허버트(영국 시인). 이성이 술을 지배하고 있는 경우이다. 확실히 가벼운 취기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준다.
“술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악마이고 달콤한 독약이며 기분 좋은 죄악이다.” -아우구스티누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악이 된다. 술은 술을 청한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 술은 처음에는 손님으로 와서 몸과 마음을 기쁘게 해주지만 나중에는 몸과 마음을 점령하여 악마의 놀이터로 만들어 버린다. 술이 악마가 되는 것은 사람이 술을 통제하지 못하고 술에 제압당하기 때문이다. 술은 감정을 팽창시키고 팽창된 감정은 이성의 자리를 침범하여 이성을 추방하고 이성이 자리를 비운사이에 마음속에 숨어있던 악마가 술이 열어놓은 마음의 문인 입을 통해 밖으로 나오니 바로 취중 망언이다.
주백약지장(酒百藥之長) 술은 백약의 어른이다. -반고(32-92, 중국의 역사가). 아무리 고급술이라 해도 많이 마시면 독이 되며 막걸리, 소주도 적당히 마시면 약주가 된다. 즉 좋은 술 나쁜 술은 절제와 무절제에 의해 가름된다. 같은 술인데 적당히 마시면 약주가 되고 도가 지나면 독주가 된다. 따라서 취한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독배를 권하는 것이다. 진정 사람을 아끼는 사람은 약주는 권해도 독주는 권하지 않는다.
소우자막약주(銷憂者莫若酒) 근심을 지우는 데는 술만한 것이 없다. -한서. 걱정 근심이 있을 때, 마음이 산란하여 집중이 안 될 때 두 세잔의 술을 마시고 누어서 난해한 글을 읽다보면 스르르 잠이 든다. 자고나면 마음이 개운해지면서 정리가 된다. 어려운 글과 술의 도움에 감사할 일이다. 도연명의 글에도 독서를 좋아하되 어려운 문장을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다. 난해한 글은 오랜 세월 반복하여 읽다보면 인생에서의 경험과 정신의 성장, 삶의 상황 변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금준미주천인혈 옥반가효만성고(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금 술잔에 고급술은 천 명의 피요. 옥 소반에 고급 요리는 만백성의 기름을 짜낸 것이다. -춘향전 어사출도에서
술과 고기는 확실히 많은 사람 몫의 밥을 빼앗아간다. 해서 옛날에도 가뭄으로 흉년이 들면 나라에서 금주령을 내려 굶주리는 사람을 줄이려 했다. 또한 채식주의를 주창 하시는 분들은 잘사는 나라의 지나친 육류 소비가 가난한 나라의 아사자를 양산하고 성인병의 원인이 며 인간의 공격성과 잔인성을 기른다고 한다. 술을 일러 망우물(忘憂物)이라한다. 근심을 잊어버리게 하는 물건이라는 뜻이다. 또한 맑은 술을 성인이라 하며 탁주를 현인이라고도 한다. 성인과 현인이 지혜를 상징한다는 면에서. “나는 술을 마실 때 생각하고 생각할 때 술을 마신다”는 프랑수와 러브레이와 “술이 들어가면 지혜가 나온다”는 존 허버트의 말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하겠다.
술을 너무 좋아해 주태백 이라는 말을 들은 이태백은 하늘에 주성(酒星)이 있고 땅에 주천(酒泉)이라는 곳이 있는 걸로 보아 술을 마시는 것은 천지간에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어찌 술이 죄이랴? 죄를 묻는다면 절제를 모르는 술 욕심과 사양할 줄 모르는 마음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오취이강주(惡醉而强酒) 취한모습은 싫어하면서 술을 강권한다. 취한 사람에게 술을 강권하게 되면 실언과 실수가 나오게 된다. 술을 강권하는 것은 실수를 유도하는 것으로 분명 악한 짓이다. 모든 음식과 마찬가지로 술 또한 생명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과음은 생명을 버리고 영혼과 육신의 건강을 해친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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