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72) 삶의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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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72) 삶의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5.09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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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안거야 아무안심야 비무족재야 아무족심야(非無安居也 我無安心也 非無足財也 我無足心也). 자리가 불편한 것이 아니고 나의 마음이 불편한 것이며 재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만족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묵자]
 
마음은 가치를 판정하는 주체로서 마음은 세상을 재는 자이며 가치의 무게를 다는 저울이고 의미를 판별하는 눈이다.
이성은 마음의 눈이며 감정은 마음의 몸이다. 육안은 형체는 보되 보이지 않는 것에는 소경이며 이성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는 눈이다. 인생을 고귀하게 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신의 영토가 되어야 한다. 마음을 신의 영역으로 안내하는 눈이 이성이다. 눈 없는 본능의 지배  하에 있는 감정에게 마음을 지배하게 하는 것은 인생의 길을 눈이 없이 가겠다는 것과 같다.
소유를 목적으로 한 고비용 인생은 돈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고 있다. 무소유를 지향하는 훌륭한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쫓아 살고 있다. 돈은 대다수의 사람에게 있어 삶의 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돈이란 사람답게 살기위한 비용이며 도구인데 사람에 종속되어야할 도구가 사람의 숭배를 받는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주인과 객이 바뀌었다하니 손님이 주인을 쫓아내어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주인은 손님 신세로 변한 것이다.
여유 있는 삶을 위해서는 저비용 인생을 추구해야한다. 삶의 비용으로 쓰이고 있는 돈의 대부분은 허영심을 충족하는 것과 남의 삶을 모방하는 것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허영심을 버리고 남을 모방하는 삶을 거부하면 궁핍할 이유가 그만큼 줄어든다. 삶에 있어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가는 자기 인생의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의해 달라지며 돈에 여유가 있고 없음은 돈을 써야할 이유와 동기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돈을 써야할 이유와 동기를 줄인다면 줄인 만큼 돈의 필요성은 줄어든다. 돈의 필요성이 줄어들면 돈을 만들기 위한 일과 노력을 줄일 수 있고 돈을 벌기위한 일과 노력을 줄이면 시간의 여유가 생기고 시간의 여유를 영혼의 성장에 할애한다면 인생은 참된 의미를 더해갈 것이다.
정신이 감정과 자기 밖의 것에 현혹되어 물질과 명예 지위와 이득을 추구하는 욕심에 갇히게 되면 영혼은 빈곤해지고 영혼이 빈곤해지면 마음이 메말라진다. 마음이 메말라지면 삶의 에너지가 고갈되고 에너지가 고갈되면 마음이 쪼들리고 마음이 쪼들리면 삶의 여유가 사라진다. 마음을 비우면 삶의 비용이 줄고 삶의 비용이 줄면 마음은 여유로워진다. 삶의 설계를 무소유의 비움으로 한다면 적은 돈으로도 인생은 풍성하고 넉넉해질 수 있다.
삶의 비용으로서의 돈의 필요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꼭 중요하지도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는 일에서 관심을 접어야 하며 대인 관계의 교제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진정한 나의 인생을 위해서는 모조품 인생인 모방하는 삶을 거부해야한다. 위대한 영혼은 의식주에 검소하고 사치와 유행, 타인과의 비교와 모방을 거부하며 검소하게 살면서 고독과 침묵을 벗으로 신과 교류하면서 독창적인 자아를 만들어간다.
허영심은 늘 돈의 궁색을 자초 하고 시간을 헛되게 하며 마음을 진실에서 멀어지게 한다. 허영심과 허세는 거짓에서 비롯되고 거짓된 삶은 가짜 인생을 만든다. 자신의 본질인 내심에의 개선에는 무관심하고 겉모습의 치장인 사치에 물들어 유행을 따르고 명품을 선호함은 자기의 주체성과 개성이 없음을 광고하는 것이다. 자본은 돈벌이 수단의 일환으로 사치를 조장하며 유행을 선창하고 사람들의 허영심을 활용해 명품을 만든다. 영혼이 고결하고 건강하며 속이 꽉 찬 사람의 마음에는 허영심이 발을 들여 놓지 못한다. 정신이 천박하고 진정한 자아가 없는 빈약한 영혼일수록 허영심의 근거지가 되어 자기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여 살지 못하고 남의 마음을 빌려 사는 것이다. 즉 남의 인생 모조품 인생을 사는 것이다.
자신을 거짓으로 인도하는 허영심에 속지 않으며 허세를 제거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남을 의식하지 않고 경쟁 없는 삶을 추구하여 남과 다투지 않으며 의식주가 소박하고 명예와 지위에 무심하며, 무의미한 교제를 줄이고 이득에 관심두지 않고 산다면 삶의 비용은 크게 줄며 시간의 여유를 벌어 삶은 넉넉해진다.
삶에 있어 돈이 많은 것도 부자이고 시간이 넉넉한 것도 부자이지만 마음이 넉넉하여 이해득실에 초연한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부자이다. 넉넉한 시간은 마음의 여유를 만든다. 독서를 통해 시공을 초월한 성현들을 만나 담소하면서 신과 삶을 이야기하며 지혜를 논하고 자연을 벗 삼는다면 바람직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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