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73) 왜 용서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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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73) 왜 용서해야 하는가?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5.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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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하는데 가장 중요한 한 글자만 꼽으라 한다면 그것은 용서 서(恕) 자이다.” [뢰신우(1536년-1619년에 생몰한 중국 명대의 대학자이자 정치가) 신음어(탄식하여 나오는 말)]

‘논어에서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한 글자만 꼽으라면 무엇일까요?’라는 제자의 질문에 ‘용서 서(恕)’라고 공자는 대답하였다.

세상의 환경과 상황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변화의 연속이다. 상황에 맞추어 일을 하고 때에 맞게 사람을 위하는 것을 옳다하며 환경과 상황에 어긋나 일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람을 해치는 것을 그르다 한다. 사물을 보는 시각은 같은 사람이라도 아침과 저녁, 어제와 오늘, 내일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한사람의 마음도 시시각각이 다른데 성격과 입장, 기호와 추구하는 바와 이해관계가 다른 남과 나의 관점이 같을 수가 있을 리 없다. 때문에 옳고 그름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이해득실은 시비 다툼의 씨앗이다.

인간의 마음에는 이성이라는 눈이 있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의 눈을 활용하지 않고 감정에 의존해 세상을 살아간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있어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감정이며 감정이란 시동 걸린 자동차에 기어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작동한다. 잠시라도 이성의 브레이크가 방심하면 실수를 연발하여 후회할 언행을 만든다. 우리가 남의 언행의 실수에 너그러워야 할 이유이고 용서해야 하는 까닭이다. 남의 실수를 용서 한다는 것은 자신의 불완전성과 실수를 용서하는 것과 같다. 용서 서(恕) 자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용서란 입장을 바꾸어 상대의 마음으로 되는 것이다. 즉 타인에게 있는 나의 불완전성과 부족함을 용서하는 것이다.

용서는 미움과 서운함이라는 불편한 짐을 내려놓음이다. 남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 미움은  마음의 평정을 밀어내고 마음자리를 불쾌하게 하는 일종의 형벌이다. 

용서에 인색하면 적을 많이 만들고 적을 많이 만들면 삶의 길이 힘들어진다. 적이란 삶의 길에 가로 놓인 장애물과 같다. 때문에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즐겁고 편안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너 자신보다 질이 나쁜 적은 없다.” -키케로
“사람에게서 진정한 적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적뿐이다.” -세네카
“너의 최대의 적은 너 외에는 없다.” -롱펠로
“파산중적이 파심중적난(破山中賊易 破心中賊難), 산중의적은 깨뜨리기가 쉽지만 마음속의 적은 깨뜨리기가 어렵다.” -왕양명 전습록

외국에까지 나가 나라 망신을 시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그동안 언론과 정치권을 넘나들면서 저질칼럼과 막말을 남발하고 자신의 천박한 자질을 여러 차례 드러내면서 야당과 양심적 인사들로부터 지적을 수없이 받아 왔던 유치한 인물로서 결국 자신에 의해 무너짐으로서 위 글이 명언 명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고 있다. 사실 자기 밖의 보이는 적은 대응과 대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안 보이는 적이야 말로 두려운 적이고, 내 안에 숨어있는 마음속의 적은 내 마음으로부터 사랑과 아낌을 보호를 받는 적이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이다.

“나의 적은 내 편이다.” (에드몬드 벅, 1729-1797 영국 정치가)
“현명한 사람은 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아리스토파네스, 그리스 희극작가)

사람은 누구나 듣기 좋은 말을 좋아하며 바른 말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는다. 때문에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며 마음에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린다고 한다. 적이 아니고선 누구도 나의 잘못과 약점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려 하지 않는다. 적이 나의 잘못을 들어 공격한다면 나는 잘못을 고치고 나의 결점을 공격한다면 결점을 보완한다. 그리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나의 완성을 도와주니 내편이라 한다. 적이 아닌 친구로부터 적에게서 들을 수 있는 쓴 소리를 즐겨들을 수 있는 사람은 그의 마음이 신의 경지에 가까이 접근한 사람이라 할 만하고 친구 복이 있는 사람이라 하겠다.

“아첨하는 친구는 가장 위험한 적이다.”(서양속담) 아첨은 눈을 감고 인생길을 걷게 하며 잘못을 더욱 키우고 악을 조장하여 어느 날 문득 깨달았을 때는 손을 쓸 수 없게 한다. 입에 맞는 음식이 비만과 당뇨를 몸에 불러와 몸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하겠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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