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74) 여행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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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74) 여행에 대하여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5.23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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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이 없이 날마다 되풀이 되는 일상은 삶을 지루하게 하여 변화를 갈망하게 되고 변화를 갈망하는 마음은 여행의 욕구를 자극한다.
하지만 목적 없이 하는 여행으로는 마음의 충전을 할 수 없어 갈 때는 흥분해서 가지만 돌아올 때는 지친 몸, 지친 마음으로 온다. 견문을 넓혀서 시야를 확대하여 좁은 틀의 갇힘으로부터의 마음이 벗어나게 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어야 한다.
해외여행을 할 때는 현지의 존경받는 분과의 폭넓은 대화와 우리와 다른 풍속과 관습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깊게 하는 것이야 말로 내실 있는 여행이라 하겠다. 

“여행은 젊은 사람에게는 인생 공부의 일부이며 나이든 사람에게는 경험의 일부이다.”[프랜시스 베이컨 영국] 다양한 문화를 접촉하며 다른 사고방식 생활방식을 만나면서 세계를 이해하는 시야의 폭을 넓힘으로서 여행의 의미를 찾는다.
“여행은 어리석은 자들의 낙원이다.” [에머슨 작가 미국] 맹목적인 여행으로는 사물의 실체인 내면을 보지 못하고 겉만 보고 성과 없이 돌아옴으로서 정신향상에 도움을 얻지 못한다. 육안의 충족만으로는 마음의 궁핍을 매울 수 없다. 겉만 보는 여행은 속을 보는 여행만 못하며 육안으로 하는 여행은 심안으로 하는 여행만 못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보는 것은 훌륭한 사람을 만나느니만 못하다. 자신의 근본인 속생각이 새롭게 변화하지 않는 여행의 무의미함을 지적한다.
“결코 국외로 떠날 수 없는 사람은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카를로 골드니, 희극작가 이탈리아] 사람은 누구나 환경과 상황에 갇혀 산다. 다른 풍토와 관습을 경험함으로서 생각의 폭을 넓혀서 편견을 극복하는데 여행의 의미를 둔 경우이다. 하지만 도덕 철학의 성자인 칸트는 평생 고향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순수이성비판, 판단력비판, 실천이성비판이라는 불후의 명저를 남겼다.
 
독서는 가장 경제적이며 좋은 여행이다. 독서는 다른 시대, 다른 사람, 다른 생각, 다른 삶에 대한 여행이며 간접 경험이다. 세계는 만권의 책이며 개인의 삶이란 하나의 장편 소설이다. 독서란 국경과 풍속, 시대와 관습을 초월해 다양한 삶을 여행하며 경험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는 것이며 더욱 많은 삶을 간접경험하게 함으로서 결과적으로 장수의 의미를 얻는 것이기도 하다.

“내락외 불이외락내 고유자락야(內樂外 不以外樂內 故有自樂也), 자신의 영혼에서 즐거움이 나온다. 밖에서 즐거움을 구하지 않음으로 스스로 즐거울 수 있다.” [문자]
영혼이 활력에 차있고 정신이 샘물처럼 신선하며 마음이 날마다 새로워지는 사람은 여행의 욕구를 별로 느끼지 않는다. 마음이 외물에 갇혀 내용이 빈곤하고 부실할수록 해답을 밖에서 구한다. 영혼이 생기를 잃어 무기력해지며 정신이 정체되어 있고 마음에 신진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상은 지루해진다. 지루한 일상은 변화와 자극에 대한 욕구를 만들고 내면의 갇힘에서 오는 지루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여행에 대한 욕구이다. 몸의 피가 더럽혀지면 몸은 건강을 잃고 몸의 피가 순환을 멈추면 몸이 죽듯이 마음의 피가 더럽혀지면 마음은 병든다. 마음의 피란 도리에 의해 순환하면 맑아지고 건강해지며 정신적 가치를 추구할 때 활력을 갖고 물질과 욕망에 사로잡히면 탁해져서 건강을 잃는다. 밖에 나가 활동하다보면 옷과 몸이 때가 묻듯이 마음 또한 사회와 접촉하면서 때가 낀다.

마음을 청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보다 자연을 가까이하며 자기 밖의 사물보다는 자기의 중심인 영혼을 가꾸는데 관심 갖고 고귀한 영혼과의 교류에 신경써야한다. 명리와 물욕은 불안을 만들며 불안은 늘 자기 밖으로부터 와서 마음을 상하게 한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소유로부터 자유로운 마음은 경계를 초월한다. 정체되어있는 마음은 죽은 마음이다. 살아있는 마음은 샘물처럼 늘 새롭게 탄생한다.

인생이란 부모에게서 빌린 몸을 갖고 자연을 여행하는 것이고 마음과 생각 또한 삶의 주변에서 빌린 것들이며 재산과 명리는 삶의 장식품이다. 장식품이란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 자기 것이 아니기에 포장하고 장식할 이유가 없고  남에게서 빌려온 생각을 가지고 우기고 고집 부릴 이유 또한 없다. 잠시 후면 돌려주어야할 빌린 몸 빌린 마음을 장식하기 위해 다투며 화내고 몸과 마음을 괴롭힌다면 어리석음 아닌가?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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