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78) 진짜이익 가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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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78) 진짜이익 가짜이익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6.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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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지난의대소다소각유원오(物之難矣大小多少各有怨惡) 재물을 다루기 어려움은 크고 작음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각각에 미움과 원망이 들어 있음이다.[회남자]
재물이란 유익한 힘과 원망과 미움이 들어있는 불화의 폭탄이다. 재물을 다루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인덕과 지혜의 크기를 알 수 있다. 큰 사람은 재물보다 사람을 크게 보며 때문에 물욕을 자제함으로서 인심을 얻는다. 많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익에 대한 욕구는 삶의 동기로 작용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욕구하면서 이익 때문에 다투고 이익과 손해로 인해 울고 웃으며 분노하며 슬퍼하고 이익 때문에 스스로를 죽이며 남을 죽이고 남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개별적인 살인뿐만이 아니다.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도 예외 없이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악을 자행한다.
국익이라는 말은 악을 선으로 바꾸는 도깨비 방망이이다. 살인하지 말라는 기독교의 계명도 살생하지 말라는 불교의 계명도 국익이라는 명제 앞에서는 무력해지며 신앙의 생명인 계명은 구차한 변명을 구실로 지켜지지 않는다. 명리를 지향하는 반신앙적 종교인들의 경우 기득권 유지를 위해 권력과 야합하여 대결과 반목, 증오를 부추기면서 살생과 살인의 싹을 키우고 전쟁을 조장한다. 국가가 행하는 악에 동참을 거부할 경우 국가는 개인에게 죄인의 이름으로 징벌한다. 개별적으로는 전혀 손익의 관계가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증오하고 살인행위의 악에 가담하게 하는 것이 국가라는 이름으로 하는 싸움인 전쟁이다.

인자이재발신(仁者以財發身) 불인자이신발재(不仁者以身發財) 어진사람은 재물로서 자신을 발전시키고 어질지 않은 사람은 자신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다.[대학]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은 재물을 자신의 영적 발전을 위하고 사람을 섬기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어질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을 재산을 늘리기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 각자의 나에게는 두 얼굴의 나가 있다. 하나는 영혼을 따르는 정신이 부리는 마음을 나로 알고 있는 나이니 이를 일러 큰 나라고 한다. 신을 인식하는 능력인 영혼을 따르는 정신은 인간의 핵심이요 근본이다. 다른 하나는 눈앞의 욕망을 따라다니는 몸이 부리는 마음의 나를 의미하니 이를 일러 작은 나라 한다.

투과득경(投瓜得瓊) 오이를 주고 아름다운 붉은 옥을 얻는다.[시경]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얻는 것, 적게 주고 많이 받는 것, 하찮은 것을 주고 귀중한 것을 얻는 것, 물질을 주고 마음을 얻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소인은 돈과 명리를 위해 인심을 잃고 대인은 인심을 얻기 위해 기꺼이 돈을 잃고 명리를 버린다. 영혼은 큰 나를 추구하기 때문에 사물을 신의 눈으로 보고 신의 마음으로 소통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의미를 중요시하고 자기의 정신과 마음을 신의 경지로 끌어 올리려고 욕구하며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차별 없이 존중하여 소유하려 하지 않고 자연과의 소통과 공존을 추구하며 늘 마음의 때와 명리를 경계한다.

인개지취지위취야(人皆知取之爲取也) 부지여지위취지(不知與之爲取之) 사람들은 얻는 것이 얻는 것인 줄은 알지만, 주는 것이 얻는 것인 줄은 모른다.[설원]
욕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재물과 명리를 양보함으로서 사람의 귀중한 마음을 얻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육안은 사물의 겉은 보아도 내면을 볼 수 없다. 때문에 사물의 내면보다 외면의 장식을 중시하므로 자기의 장식에 필요한 비용인 재산을 중시한다. 남을 의식하여 삶의 동반자인 배우자를 선택하는데도 내면보다는 껍데기를 중시하며 외면의 장식을 위해 명리를 귀하게 여기며 이를 위해서는 남과의 불화와 다툼 악행도 불사한다.
이익이란 도움이 됨을 의미한다. 만약 내가 얻은 이익이 또는 얻으려는 이익이 나를 위한 진짜이익이 아니라 큰 나를 해치는 가짜이익이라면 나는 나에게 속는 셈이다. 작은 나는 언제나 눈이 없는 무지한 욕망을 앞세워 눈앞의 작은 이익을 얻기 위해 큰 나를 해친다. 스스로 악평을 만들고 적을 많이 만들어 나를 고립시키며 명예를 훼손하고 인심을 잃어 사람과 멀어지게 하고 큰 나인 영혼을 해치는 이익을 어찌 참 이익이라 하겠는가?

이인실이기적근기(利人實利己的根基) 남을 이롭게 하며 남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은 진실로 자기를 튼튼하게 심는 기반이다.[채근담]
자신의 외면을 장식하는 물욕과 명리를 양보하는 대신 사람의 핵심인 마음을 얻는다. 현명한 사람은 재산과 명리를 남의 마음속에 저장하고 어리석은 자는 재물과 명리를 갖기 위해 사람의 마음을 잃는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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