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떽(19)/ 순창 사람들의 부대낌이 오지게 맛나게 풀풀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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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19)/ 순창 사람들의 부대낌이 오지게 맛나게 풀풀 피어나
  • 황호숙 황홀한농부
  • 승인 2013.06.2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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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네 오지게 사는 이야그 19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안치환 노래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 안은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지난주에 김승환 교육감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다락방 콘서트가 교육청에서 있었거든요.
본인의 곱슬머리를 웨이브라고 자꼬 강조하시더니 새끼손가락마다 네일아트라고 손톱을 이삐게 꾸며주는게 있는디 그걸 허고 오셨능가봐요. 짓궂은 사회자가 뭐땜시 점잖은 교육감님 손을 고렇게 물들였냐고 물어봉게 “도내 상업고등학교 아이들이 하는 상업 실무 능력 경진대회 갔더니 여그저그서 학생들이 내 손을 잡아끌고는 요렇게 이쁘게 꾸미는디, 아무리 교육감이래도 아이들 앞에선 꼼짝을 못한당게요. 아이들 행복하게 하는 게 제 임무고 학부모님들이 최우선에 두셔야 할 일이잖아요”하며 웃으시는디 참 멋지시드랑게요.
고럼서 허신 말씀이 “가장 아름다운 꽃향기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풀어내는 향기가 최고이듯 살아가면서 받는 최고의 감동도 사람이 만들어 내는 감동입니다”라고 허는데 맞는 말이제요. 시상에서 가장 보기 좋은 꽃은 사람꽃이고 웃음꽃 아니겄어요.

근디 꽃들이 만발허게 피어날 때 울 서방님께 “여보~옹, 저 꽃이 이삐당가? 호숙이가 이삐당가? 으힝”하고 물어봉게 그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다들 무신 말이 나올까? 오늘 무사허게 넘어갈까? 험서 웃음들을 참고 기둘렸제라. 지도 지 미모를 알제만 그려도 기대 만발, 큭큭큭 노래 한소절로 답해불드라구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누가 뭐래도” 깔깔깔 다들 절묘한 대답에 웃음보 터졌드랬걸랑요. 오랜만에 내 본 코맹맹이 소리가 무색해버렸거든요.
서울떽이 음주가무를 쬐까 좋아허는디요. 썩은 두엄더미 같은 속뿐만 아니라 인생이 고달퍼질때 싸게싸게 핑허니 갔다오는 곳이 전주 콩나물국밥집과 노래방이랑게요. 서울떽 노래방 18번이 바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랜디 겁나게 부르기가 어려운디도 술기운에 꼭 불러제끼거든요. 지가 굳게 믿는 것은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한소절이거든요.

시방 안골 밭두렁가와 산기슭마다 한갈쿠꽃이 보랏빛으로 지천인디 쬐깐 키의 꿀풀들이 연보랏빛으로 듬성듬성 무리를 지어 피어나니까 왼 산이 서울떽 가심을 콩닥질시키구만요.  물앵두가 투명허게 뽈감시롱 맛나게 익어가더니 앵두가 솔찬히 뽈그족족허게 익어강게 허벌나게 거시기헙니다. 워메? 거그다가 뽕나무의 오디가 검붉게 익어서 유혹하제라. 산딸기도 익어불제! 복분자는 뽈간 가심이 풋사랑땜시 검붉게 변하는지 까맣게 익어가제요. 심청이가 울고 갈 정도로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도 일단 요염한 자세로 보랏빛으로 익어갈 준비를 마쳤다고 하얗게 피어나는 층층나무 꽃들이 호들갑 떨면서 일러댔당게요. 아! 포리똥들도 쬐까만 기둘리면 다 익는다고 찬찬히 기둘리라네요.
근디 워쩌려고 서울떽은 시방이 디지게 바빠갖고는 새복부터 움직여도 일이 굴지를 않아부러요. 맛난 것들 따 먹을 새가 없이 바빠봤자 세끼 밥먹고 사는 것인디도 나이가 들수록 요래 움직여야 하는지 몰르것어라!  우리 딸네미들도 글쿠만요. 옛날 어렸을 때는 버찌만 익으면 아빠 트랙터의 로더에 올라가서 입술 새까맣게 따 먹으면서 노래 부르며 행복해 하더니 요새는 앵두가 뽈갛게 익어도 쳐다도 안볼 정도로 바쁘고 귀찮데네요. 물앵두-앵두-오디-포리똥-감자-블루베리-자두-복숭아-참외-수박-토마토-알밤-감-고구마 등의 순서로 우리 집 먹을 것들이 줄줄이 열리건만 외지로 나가서 있기도 허고 기숙사에, 사춘기에 뺏겨서 하하 호호 깔깔 거리며 거시기허게 항꾸네 먹을 일들이 자꼬 없어지네요. 시골의 시방쯤이면 옛날 감자서리 해묵고 수박서리허던 꼬숩고 재미 넘치던 이야그들이 차고 넘쳐야 사람사는 재미도 있는것인디 오지게 살던 고런 이야기꺼리들이 없어징게 속상해부러요. 순창군에 있는 각 마을에서 서리해 묵던 이야그들만 모아놔도 재미난 책 한권은 나올텐디요. 사투리와 오래된 지명들이 월매나 많이 등장하겄어요. 징글징글허게 오지고 푸진 이야그 꺼리들이 서캐 하얗게 쏟아지듯 나올텐디….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는 정현종님의 시처럼 순창 사람들의 부대낌이 사랑스럽게 오지게 맛난 맛으로 풀풀 피어나는 순창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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