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추인환(순창북중 교사)
호박도 단풍이 들더라.
초록빛 연한 껍데기 누렇게 바뀌는 날에는
덩달아 꽃을 버리고 꺼실꺼실 넓은 잎사귀
그보다 먼저 가슴을 닫기 위해
호박도 단풍이 들더라.
넓적한 잎사귀 풀덥불 속에서
자존심에 꼭지를 달고
누런 호박 통통하게 단풍이 들더라.
내 가슴도 호박처럼 꼭지를 달고
연한 속가슴 안으로 폭삭 익어 가는
가을의 호박도 단풍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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