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3) 바쁘게 사는 것과 소유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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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3) 바쁘게 사는 것과 소유라는 것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0.10.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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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사는 것(忙)과 소유(所有)라는 것

세상이 온통 앞만 보고 뛰고 있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말을 흔히 쓴다.
스피드가 강조되면서 느린 것은 낙후된 것으로, 낙후되는 것은 생존경쟁에서 탈락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오늘은 바쁘게 사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바쁘다는 뜻은 망(忙)은 ‘심방 변에 망할 망’으로 구성돼 있고 옥편에서는 ‘심방변을 마음심이 변으로 쓰일 때의 형태’라고 적혀 있다. 망(亡)은 ‘잃을 망, 죽을 망, 달아날 망’으로 쓰인다. (忙)은 ‘마음을 일어버린 상태, 마음이 죽은 상태, 마음이 달아난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바빠서 정신이 없다는 말이 위의 말을 정리한 말이라고 본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왜 그리 바빠야 하는가? 한 마디로 소유를 위해서다. 소유 또한 가지각색이다. 가장 보편적인 소유욕이 돈일 것이다. 돈을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쁘다보니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을 잃게 하고 몸을 혹사시키다보니 자신의 전부인 건강을 망(亡)친다. 돈을 벌고자하는 마음(心)이 바쁘다보면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를 돈이 차지하고 나니 잃어서는 안 될 사람을 잃어버리고 있어서는 안될 은혜를 잊고 고마움과 감사함을 잃는다.
다음은 지위일 것이다. 지위란 본질이 경쟁의 산물이라 차분히 기다리지 않고 바삐 서두르다보면 반칙과 불법·불의를 불사할 것이고, 필연적으로 경쟁자에게 상처를 주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달아나게 한다.
결국 적을 만들기 위해 바쁜 꼴이다. 명예 또한 스스로 구하다보면 남의 공을 가로채고 자기를 내세우며 자랑하다보면 다른 사람에게 거부감을 주어 사람을 잃게 된다.
소유하기 위해 바쁘지만 역으로 대상인 소유물에게 자신이 소유 당한다. 갖기에 바쁘다보면 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잊고, 사람을 얻기 위해선 사람을 잃어야 하고, 지위를 얻기 위해선 하늘이 준 지위 인심을 잃게 된다. 육체에 눈이 두 개이듯 마음의 눈 또한 둘이 있어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 즉 시비를 가려볼 수 있어야 하는데 숙성되지 않은 생각으로 판단하여 정신없이 뛰다보면 넓고 편하고 가까운 길을 놓치는 경우가 어디 일생에 한두번  이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바로 이 시간이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또한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고, 소유보다는 소유하지 않고 자기를 내줌으로써 자기를 실현하는 일이 더욱 가치있는 삶이라는 것을 동서고금의 성인·현인·철인들은 실증하지 않았는가? 천천히 걸으면서 느긋하게 한번 살아보자.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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