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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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지 말자
  • 황호숙 기자
  • 승인 2010.11.0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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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던 피디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 지난 17일, 방영 되지 못했다.

이근행 MBC노동조합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방송을 사전검열 하려 한다” 며 “예민한 이슈일수록 언론은 그것을 충분히 다루고 국민이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정도의 정부 비판 프로그램도 방송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언론자유는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진실의 목격자’요 ’시대의 파수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안에 부딪힐 때는 혼란스럽다. 군정 전체와 직결되는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이 보이는데 기사화 하는 것이 꼭 군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라는 의문과 ‘좋은 게 좋지’ 라며 진실보다는 주변 상황을 고려하려는 두 마음이 매일 같이 싸운다.

상처만 치유하면 되는 문제인지, 암세포로 발전하여 전체를 갉아 먹고 있지는 않은지 진단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고민은 배가 된다. 썩은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야 하는 건지, 그냥 상처만 봉합하고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시치미를 잡아떼도 되는 건지, 멀리 바라봐야 옳은지 또는 순간에만 집착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지만 지역신문이라 똑같이 적용시킬 수 없으니 고민은 더 커져간다. 이주일째 취재만 하고 쓰지 못하는 기사가 있다. 취재를 거부하기도 하고 협상이 진행되기도 하는 복잡한 상황이 애간장이 탄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의 입장에선 애통하고 절통해서 시간이 촉박한데, 상대편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고 취재 대상은 명령을 집행하는 중간 관리자일 뿐이어서 기사화 하기가 힘들어진다.

매일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해 정확하고 진실 되며 종합적인 보도를 통해 사건의 의미를 알 수 있는 문맥적 진실보도를 요구하는 게 언론의 사명이라면 금방 사이비 기자로 전락 된 기분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일방통행으로 전달되다 보니 다양한 설명과 비판이 제안되고 교류되는 광장으로서의 언론의 경험이 부족했던지 걸음마 단계도 안 되는 지역 신문에 대해 엄살이 너무 심하게 쏟아져 나온다. 장난감 뺏긴 아이처럼 심술도 부리려 한다.

작가 이외수씨는 말한다.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자유로운 소통을 해야겠다. 먼 훗날 자그마한 병도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았다는 자책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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