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같은 친구, 섬진강과의 ‘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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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같은 친구, 섬진강과의 ‘정담’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0.11.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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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섬진문화제, 추억의 백사장ㆍ나룻배ㆍ판화 체험 인기

아름답고 풍요로운 우리 강을 살리려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제5회 섬진문화제’가 지난 23일 풍산면 향가유원지에서 열렸다.

섬진강은 진안군과 장수군의 경계인 팔공산에서 발원하지만 우리 군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복흥면 일대 산골에서 흘러든 지천들이 쌍치면을 통과해 옥정호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 회문산을 끼고 돌아온 구림천과 임실군 갈담천이 만나 우리 군 동계면ㆍ적성면ㆍ유등면ㆍ풍산면에 이른다. 또한 팔덕면 일대의 지천들은 강천제에 모였다가 경천을 이루는데 유등면을 지나 합류한다. 이어 섬진문화제가 열린 풍산면 향가리를 지나 전라남ㆍ북도 경계에서 보성강과 합류한 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을 지나 남해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섬진문화제는 “남도의 힘찬 동맥이 되어 흐르는 강, 섬진강의 자연 지리적 환경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상류지역 주민들이 모여 여는 문화행사다. 지난해까지는 동계면 장군목 일대에서 행사를 진행하다 올해 처음으로 향가유원지에서 열렸다.

지난 2001 ‘섬진강 적성댐 반대 투쟁’을 위한 ‘섬진강변 작은 음악회’가 시작인 ‘섬진문화제’는 2004년 이후 중단되었다가 지난해부터 재개됐다.

이 문화제를 주관한 섬진문화제전위원회(위원장 김한섭)는 “굽이굽이 흐르는 강의 아름다움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도록 매년 행사를 군 내 강변을 찾아다니며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날 문화제에는 강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소리공연과 초대공연 등 본 행사와 함께 환경 글쓰기ㆍ그리기, 물수제비뜨기 등 어린이 참여행사와 떡메치기ㆍ판화ㆍ아름다운글씨(피오피)ㆍ짚공예ㆍ뱃놀이ㆍ풍등 날리기 등 체험행사 그리고 4대강 관련 사진 전시회로 구성된 행사장에는 인근 주민과 외부 관람객 등 300여명이 모여 강의 아름다움과 환경의 중요성을 함께 느끼며 강변에 얽힌 추억을 회상하는 여유로 가득 찼다.

특별손님으로 초대된 정일근(53ㆍ울산 울주) 시인은 “김용택 시인이 하도 섬진강 자랑을 늘어놓기에 대체 어떤데 하는 생각으로 이곳을 찾았다. 그런데 정말 맑기도 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며 자연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자작시를 낭송했다.

자녀가 글짓기 대회에 참여해 같이 따라오게 됐다는 한 주민은 “고향이 경남 합천인데 이곳은 지금 합천보 공사 때문에 낙동강이 몸살을 앓고 있다.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데 이곳은 개발이 안 돼 보기 좋다”며 강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문화제를 찾은 어린이들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돌을 여러 번 튕기는 물수제비뜨기 놀이에 팔이 아픈 줄 모를 정도로 큰 흥미를 보였다.

행사가 열린 향가유원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풍산초등학교(교장 권오승)와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쌍치 시산초등학교(교장 김미자)에서는 각각 1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해 한데 어울려 놀며 그림을 그리고 글짓기를 하며 ‘강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장기자랑을 하는 등 관람객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손재호(시산초 3년ㆍ쌍치 둔전)군은 “방과후학교에서 미술을 배워 그림그리기에 참여했는데 색칠을 하다 실수를 해서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넓은 강과 모래밭에서 친구들과 놀 수 있어 좋았다”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 날 섬진강의 풍경을 목판에 새긴 판화체험은 인기 절정이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든 판화를 가르치고 찍어주던 소래 박홍규(50ㆍ완주 이서) 화백은 “순창에 올 때마다 이렇게 사람들이 크게 환영해주니 아예 순창으로 이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행사는 참가자 모두가 함께 섬진강을 보존하자는 바람과 추억을 담아 풍등을 날리는 것으로 끝났다. 올해 섬진문화제는 강의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한편 최근 몇 년 간 끊긴 행사를 다시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와 관객이 많이 부족해 홍보와 내용에서 다시금 구성을 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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