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경조/ 평생 그 자리에 머무를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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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경조/ 평생 그 자리에 머무를 것으로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3.11.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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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 다섯 오, 日 날 일, 京 서울 경, 兆 조짐 조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67

장창(張敞)은 서한(西漢)시대 사람으로 매우 정직한 관료로서 일을 처리함에 있어 신상필벌이 분명하여 선제(宣帝)의 총애를 받았다.
당시 수도 장안의 치안이 매우 불안하여 부임하는 경조윤(京兆尹, 수도지역 관리책임 관직)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여 자주 바뀌었다. 선제는 고심 끝에 강단이 있고 업무능력이 뛰어난 장창을 경조윤에 입명하였다. 그가 이 일을 맡은 이후 선제의 기대에 맞게 백성들에게 피해를 주는 자가 아무리 권세가 있는 집안의 자식이라 하더라도 모조리 형벌을 주므로, 사회질서가 몰라보게 안정되었고 오래지 않아 장안의 도둑들이 많이 사라져 마침내 치안이 안정되었다. 선제는 그의 공로를 인정하여 사람들에게 ‘능력이 많은 신하’라고 자주 칭찬하였다.
훗날 장창의 친구인 양운(楊惲)이 황제의 명을 거역하여 사형에 처해지게 되었다. 양운과 친하게 지냈던 많은 관료들이 이 일로 인해 면직을 당했으나, 장창만은 황제의 신임이 두터워 아직까지는 연루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함에도 장창은 꿋꿋하게 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절도사건이 하나 있어 휘하에 있던 서순(絮舜)에게 처리하도록 지시하였다. 지시를 받은 서순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장창이 ‘양운의 사건’ 에 연루되어 머지않아 파직될 것이 확실한지라, 굳이 앞으로 힘이 없게 될 그의 지시를 받고 충성할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 멋대로 그냥 집에서 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위의 친구와 가족들이 근심이 되어 서순에게 충고하였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잘못하다간 큰 화를 당할 것이야.”
“걱정 말게. 내가 보건대 장창이 경조윤으로 남아있을 날이 5일 밖에 안 남았는데 지금 그 사람이 나를 어찌할 수 있겠나?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말이 곧 바로 장창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화가 난 장창이 즉시 서순에게 직무태만의 죄를 주어 옥에 가두더니 바로 사형에 처하도록 하였다. 사형이 임박할 무렵, 장창이 사람을 시켜 다음과 같이 조롱하여 말하였다.
“서순아! 네가 이 장창이 경조윤을 5일밖에 못하니 너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라 했다는데 오히려 네가 지금 죽음에 이르게 되었구나. 5일밖에 납지 않은 경조윤 맛이 어떠하냐!” 
얼마 후 장창은 ‘양운의 사건’ 에 연루되고 게다가 ‘서순의 사형사건’ 에서 좀 과했다는 비판을 받아 면직을 당했다. 하지만 선제의 신임이 워낙 두터워 몇 달 후 다시 중용되었다.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좀 새겨 보아야 말이다. 원래 이 성어는 ‘삼일천하, 잠시 동안의 재직, 오래 계속하지 못하는 일’ 이라는 뜻이다. 훗날 사람들에 의해 ‘관직은 잠깐 있다가 가는 자리로서 오래지 않아 이직하기 마련이며, 고위직에 올랐다가도 빠른 시일 내에 쫓겨나거나 지나치게 빠르게 옮긴다’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또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앞을 좀 길게 보지 않고 일을 하는 경우를 탓하는데 쓰거나, 벼슬자리에 올라가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하거나 사퇴를 하고 물러나는 경우에도 사용되는 말이 되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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