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편한 마음, 정치개혁으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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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편한 마음, 정치개혁으로 해결하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4.01.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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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사에 한 어르신이 오셨다. 자주 집을 비워 신문을 구독할 수 없다며 빈손으로 오기 뭣해 사왔다고 화과자(양과자, 모양이 화려한 일본 전통과자, 요즘은 파리바게뜨 등에서 판다) 한 상자를 내미셨다. “참 애써… 쉽지 않은 일인데” 과분한 칭찬에 부끄럽고 민망했다. 안부를 여쭙고 몇 말씀 사뢰다가 자연스럽게 신년호에 실린 지방선거 출마예상자 이야기로 옮겨갔다. 그때 하신 말씀이다. “요즘 우리들 마음이 참 불편해.”
살면서 연중행사처럼 치러온 선거인데 날이 갈수록 난잡해지는 현실이 마땅치 않다. 더구나 선거철만 되면 앞 다퉈 출사표를 던지는 한량(?)들을 보며 심기가 편치 못하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했는데 그럴 성 싶은 재목을 찾기도 쉽지 않다. 제 욕심에 주위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이 의원에 나선단다. 낯내기 좋은 일엔 앞장서고 어렵고 힘든 일은 외면하던 이도 출마하겠단다. “허 시상에, 정치는 아무나 할 수는 있지만 쥐나깨나 하는 것은 아닌 디.”
지방 선거는 자치시대의 이념을 실현하는 장이다. 하지만 현실은 선거라는 형식을 빌려 퇴직 공직자나 지역 토호들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다. 관료와 토호 등이 지배해 온 기득권 정치를 대체ㆍ개혁하기 위해 도입된 지방자치가 선거를 통해 그들의 지방정치 진출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기대했던 다양한 민간 역량의 반영은 시도조차 못하고 관료에 의한 기계적 통치만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 교수는 “지방선거를 지방 행정가를 선출하는 것으로 인식한 결과다.”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자기합리화를 앞세우며 뒤로 물러나 있던 지식인들과 땀 흘려 일하며 열심히 살지만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괜한 일 같아서 방관했던 성실한 주민들이 나서야 한다. 몇 번의 선거에 속고 수많은 단체장의 비리에 실망하면서 “정치는 정치인만 할 수 있는 것이냐”는 자성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것을 자기책임으로 돌리며 고작해야 자기 치유(힐링)에 관심 갖던 주민들이 정치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모두 나서야 이길 수 있어.”
다행히 요즘 젊은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한 대학생이 손으로 꾹꾹 눌러쓴 두 장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침묵의 벽에 금을 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현실, 밀양 송전탑 주민들의 탄압, 철도노조 파업과 대량해고, 의료민영화 분쟁 등에 대한 이야기에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 영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닌 조용히 넘어갈 수 없는 일들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상투적인 ‘안녕하세요’가 아닌 다들 안녕하신지요.”
이제 ‘이 추운 겨울 가스비가 무서워 학생회 실에서 잠을 자는 대학생’과 ‘난방비 아끼려고 전기장판에 의지하다 화마에 목숨까지 잃는 몸 불편한 홀로 노인”들까지 무엇이 문제이고 잘못인가 깨달아야 한다. 실패한 개인, 가난한 민간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분노하고 이를 혁파하려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사회적인 문제를 자기 자신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울리는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말 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처한 현실의 해법은 정치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정치적 대항력을 갖추는 것 외에는 강자에 맞설 다른 방법이 없다. 정치적 방식으로 힘의 균형을 맞춰야 비로소 대화와 타협이 이뤄진다. 양보와 합의에 의한 사회 구조 개혁도 가능해진다.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국민 전체가 부담을 나눠지지만, 단체장이 잘못하면 고스란히 해당 지역 주민에게 부담이 돌아온다. 주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지방선거가 총선보다 더 중요하다”는 대학교수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
올해는 “요즘 우리들 마음이 참 불편해”라는 말씀이 사라지도록 돈으로 권력을 사는 행위, 자리를 나눠 권력을 연장하는 행위를 막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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