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포선/ 내 뒤에 또 나를 노리는 자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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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랑포선/ 내 뒤에 또 나를 노리는 자가 있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4.02.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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螳 사마귀 당 螂 사마귀 랑 捕 잡을 포 蟬 매미 선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74

‘장자ㆍ산본편(莊子ㆍ山本篇)’에 나온다. 랑포선, 황작재후(螂捕蟬, 黃雀在后):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는데 참새가 뒤에 있더라.
하루는 장자(莊子)가 들에서 유유히 산보를 하던 중에 큰 까치 한 마리가 갑자기 과수원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장자가 이전에 이처럼 까치가 과수원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지 않았으므로 바로 호기심이 발동하여 활을 들고 과수원으로 가 그 까치를 잡으려 하였다.
까치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 부근에 살그머니 다가가 활을 조준하여 막 쏘려고 하는데 그 까치는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다른 곳만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잠시 활을 내려놓고 자세히 보니 까치가 보고 있는 것은 한 마리의 사마귀였다. 그런데 그 사마귀는 나뭇잎으로 자신을 숨기면서 앞에 있는 매미를 잡으려고 웅크리고 있는 것이었다.
장자가 이러한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에 잠겨 결국 활을 내려놓고는 탄식하여 말했다.
“이것들이 그저 눈앞의 먹을 것만 볼 뿐 자기 뒤에 있는 위험에 대하여 전혀 방비할 생각을 않는구나!”
장자가 이처럼 한탄하며 사색에 잠겨 있을 때, 과수원 주인이 갑자기 나타나 장자가 과일을 훔쳐가는 줄 알고 전후사정을 물어보지도 않고 욕을 하며 내쫓았다. 장자가 집에 돌아와 며칠 동안 마음이 크게 울적하여 생기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제자들이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지 물었다. 장자는 과수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는 크게 감개하며 말하였다.
“당시 나는 그것들의 무지몽매에 대하여 탄식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 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줄은 정말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한시외전(韓詩外傳)’에도 이와 비슷한 얘기가 있다. 춘추시대 오(吳)나라 왕 수몽(壽夢)이 국력이 커지자 오만하여 이웃 나라를 치려고 하였다. 신하들이 반대를 하였으나 너무 완강하므로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한 시종이 왕의 마음을 돌리려고 꾀를 내었다. 왕이 다니는 길목에서 시종이 비에 젖은 채 활 쏘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왕이 보고 물으니 시종이 말했다.  
“제가 저 앞의 나무를 보니 사마귀가 앞에 있는 매미를 잡으려 하는데 참새가 뒤에 있음을 모르고, 참새가 앞에 있는 사마귀를 잡으려 하는데 활 가진 제가 뒤에서 쏘려고 하는 것을 모르고 있더이다.”   
왕이 듣고 마침내 자기의 고집을 꺾고 그 시종에게 상을 주었다. 
이 두 고사는 우리들에게 ‘그저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려 자기의 처한 환경과 발생이 가능한 위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 가르치고 있다. 눈앞의 욕심에만 눈이 어두워 덤비면 결국 큰 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유사한 성어로 득의망형(得意忘形)이 있다. ‘뜻을 이루자 기쁜 나머지 자기 자신을 잊다. 자만하여 자신의 처지를 잊다’는 뜻이다. 얼마 전 타이완(臺灣)의 국민당 총통 마잉지우(馬英九)가 선거에 대승한 후 이 말을 하여 자만을 경계하였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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