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군민 대변하는 의회

2014-10-02     조재웅 기자

순창군의회는 제202회 정례회를 개회하고 추가경정예산안 및 각종 조례안, 군유재산 변경안 등의 안건을 심사ㆍ의결하고 있다.
이번 회기는 7대 의회 개원 후 첫 정례회로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8명의 의원 가운데 4명이 초선의원이기에 제대로 된 심사와 의결이 될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기자도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정례회를 지켜보고 있다.
9월 30일까지 열린 일정만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구관이 명관’. 가장 돋보이는 의원은 김종섭 의원이다. 질의 건수는 물론 문제예산 지적 등 일부 의원의 ‘생색내기’ 지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질의나 문제예산 지적 횟수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의정 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없기에 속단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까지 김 의원이 질의하고 지적한 내용들이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이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군정에 대한 의견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는 일부 의원이 있어 자연적으로 비교가 되는 모습이다.
초선의원이 많은 준비를 했더라도 처음 접하는 상황에서 원활하게 대응하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아쉬운 점을 넘어 실망스럽게 비쳐진다.
정례회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의원들은 사전에 충분히 자료 요구와 검토의 시간이 있었다. 의원으로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사전에 준비했다면 분명 ‘보릿자루’ 신세는 면했을 것이다. 더구나 의원들은 지난 8월말 경 제주도로 의정연수를 다녀왔다. 당시 의회사무과 직원은 “초선의원의 의정활동을 위한 교육”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회기의 의정활동을 지켜보면서 지난 의정연수의 세부 일정이 궁금해질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행정사무에 잔뼈가 굵어질 대로 굵어진 과장급들의 (초선)의원 길들이기가 의원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인가보다. 정봉주 의원은 지난 29일 군유재산 변경안 심사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집행부는 이런 사업을 하면서 사전에 의원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고 의견을 나눈 적도 없다. 사업계획 세워서 안건 올리고 ‘사업할테니 도장 찍어 달라’는 식”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성균 의원이 호통 치듯 지적하는 횟수가 많은 것도 행정의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것일지도 모른다.
기자도 취재과정에서 일부 공무원이 제대로 모른다고 대놓고 거짓말을 하거나 무시하는 경우를 종종 겪어봤기에 정 의원의 ‘의원 길들이기’ 발언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역시 의원 자신들이 할 일이다. 더 많은 노력을 통해 무시하지 못할 상황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군민의 대표인 의원이 군민을 대표해 행정으로부터 무시당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이번 회기를 지켜보며 ‘역시 군의원이 제대로 역할을 다한다면 행정에서 주민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는 더 살기 좋은 순창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최초 여성 의장인 이기자 의장을 필두로 제7대 의회가 행정과 적당히 타협하거나 자기 이속을 챙기지 않고 진정으로 군민을 대변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