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12) 잘산다는 것에 대하여

2014-11-14     박재근 고문

부자불인 인자불부(富者不仁 仁者不富) 부자는 좋은 사람이 아니고 좋은 사람은 부자가 아니다 <맹자>. 세계 인구의 1%가 전 세계 재산 총액의 40%를 차지하고 가장 부유한 10%가 전체 자산 가치의 85%를 독점하고 있다. 26억 명은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며 그중 3/1은1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버틴다 <유엔 보고서2006>.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사망할 때까지 국무원 총리를 지낸 주은래부부는 평생을 단벌옷으로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을 존중한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고급 의류나 호화 주택, 고급 자동차, 명예나 지위로 포장하여 남의 위에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인 영혼을 신의 경지로 높이 끌어올려 소중하게 하는 것이다. 신은 인생의 목적이자 인간이 가야할 길이고 신의 속성은 이성과 오성이며 생명과 사랑이다. 영혼을 신의 경지로 높이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영혼의 빛을 가리는 구름인 감정을 억제하고 마음을 탁하게 하는 물욕을 비워야한다.

금준미주천인혈옥반가효만성고(金樽美酒千人血玉盤佳肴萬性膏) 금 술잔의 고급술은 수천 사람의 피고 옥소반의 고급 안주는 수만 백성에게서 짜낸 기름이다 <춘향전>. 권세를 과시하고 호화사치를 구가하는 것은 약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죄악이다. 잘 산다는 것은 절약과 검소를 즐기며 사는 것이다. 약자들이 열심히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든 것은 힘을 가진 자들이 자기 몫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힘을 가진 자들의 재산을 키우려는 탐욕과 사치스럽게 살려하는 마음이 약자들의 궁핍을 만든다.

“제가 당선되자마자 우리 당의 제일 큰 어르신들인 상임고문들 34분을 모시고 오찬 회의를 했는데 그동안 63(빌딩) 백리향에서 했습니다. 1인당 약 22만 원정도 들어갑니다.”
이상은 2014년 9월 12일 오마이 뉴스에서 발췌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말이다. 2015년 국가에서 정한 주급(일주일간의 품삯)은 229,240원이다. 새누리당에 표를 몰아준 지지층의 주축은 지역주의라는 마술의 최면에 걸린 사람들과 가진 자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언론에 의해 의식이 오염된 저학력 빈곤층으로 국가에서 정한 주급도 못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월급이 이들의 지지로 권력을 잡은 새누리당 고문들의 4끼 밥값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것은 잘 살기 위함이며 잘 산다는 것은 동물적인 몸을 위해서가 아닌 신에 속한 정신을 위해 사는 것이며 정신을 위해 산다는 것은 좋은 사회를 위해 사는 것을 의미하고 좋은 사회를 위해 산다는 것은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며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은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말이다. 힘없는 약자와 고통을 함께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요 진리를 실현하는 길이다. 쾌락이나 명리 호화 사치를 과시하며 남을 지배하고 돈을 쌓아놓는 것은 약자의 가난과 불행을 만드는 것으로 죄악을 범하는 것이며 일과 돈을 천하게 하고 잘못 쓰는 것이다. 신의 영혼을 가진 사람이 생명이 없는 도구에 불과한 돈에게 영혼을 종속시키는 것은 스스로의 인생을 무의미하게 하며 자신을 하찮고 무가치한 존재로 버리는 짓이다. 영혼이 빈곤한 사람일수록 영혼 밖의 것인 돈, 명예, 지위, 권력 등으로 자신을 포장하려고 한다.

덕유소장이형유소망(德有所長而形有所忘) 덕이 커지게 되면 몸을 잊게 된다<장자>. 검약은 비움으로 가는 길이며 비움은 덕으로 가는 길이다. 하여 덕이 큰 사람은 몸을 잊는다고 한다. 몸을 잊는다는 것은 마음을 비운다는 말이며 남의 눈에 띠지 않게 사는 것이다. 자기를 돋보이게 남위에 올려놓으려고 하는 마음의 저변에는 남을 지배하려는 불순한 마음의 싹이 자라고 있다. 지위와 명예를 추구하고 살기 보다는 지위도 명예를 지우며 사는 것이고,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멋있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혼을 성스럽게 가꾸는 것이다. 몸을 따르는 마음이 아니라 영혼을 따르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며,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 입장에 있는 선한 사람들에 의해 좋은 사람으로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사는 것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