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허무

성원 정봉애 시인(순창읍 장류로)

2015-01-09     정봉애 시인

어쩌자고 세상은 연약한 나에게
많고 많은 짐을 이토록 지어 주었는지?
하고 많은 날들 싫으나 좋으나 어쩔 수 없이

앞만 보고 젊음을 다해 왔건만
이제와 돌아다보니 말라버린 수수대 같은 이 몸뿐
거둘게 아무것도 없네

핏기 없는 손에 펜을 들어 하소연하며
허우적거렸건만 마음만 바쁠 뿐
황혼은 가까스로 다가오는데
거둘게 한 구절도 없네 뉘를 탓할 것인가한 모금 물에 갈증을 축이며
곰곰 이 생각 건데 내 인생 걸음걸음
소중하게 여기에 까지 왔기에
이로써 생을 마친다 해도!
후회 또한 없을 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