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감옥살이 풀려’...장덕마을 격리 해제

추가 감염자 없어 안도 일상 복귀 함께 노력 … 황 군수, 주민 건강검진ㆍ농산물 판매 등 약속

2015-06-24     조남훈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마을이 통째로 격리됐던 읍내 장덕마을이 14일 만에 격리해제됐다.
군은 지난 5일부터 2주 동안 계속됐던 마을 격리 조치를 지난 19일 자정을 기해 해제하고 마을주민의 자유로운 왕래를 허락했다. 이 기간 장덕마을을 포함한 군내 추가 감염자는 없었고 격리된 사람들의 군내 유입도 없었다.
장덕마을 주민들은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에 안도하면서도 갇혀 지냈던 생활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식 해제시각에 초소에 나온 오병조(81ㆍ순창읍 장덕) 노인회장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팔십 평생을 살았다. 마을이 생긴 이래 사람이 죽었는데 문상을 못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사람이 갔는데 한 사람도 조문을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애석하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황숙주 군수는 마을주민의 격리 협조에 고마움을 표하고 주민 134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군수는 “메르스 잠복기간이 14일도 있고 19일이라는 말도 있다. 건강검진을 빨리 하려고 했는데 잠복기가 있어 23일에 하겠다. 골다공증을 포함해서 10여 가지 검사를 하고 메르스가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폐 사진도 찍겠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사람을 위해 심리치료사를 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황 군수는 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농산물 주문 예약이 많이 취소됐다고 해서 농산물을 팔아주려 한다”며 “순창 뿐 아니라 다른 곳도 경제가 죽었다. 군에서 홍보도 하고 설득시키며 활발히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곡성, 담양 등 인근지역 사람들의 군 방문을 꺼리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장들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는 있는데 전국적인 현상이라 별 수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로 장기간 묶여있던 발이 풀린 주민들은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밀린 농사일부터 공공업무까지 해결할 일이 산적해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한 주민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도 2주 동안 집안에 갇혀 있다가 막상 하려니 힘들다. 아직은 낯설지만 곧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