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만추의 여정

양귀섭(순창우체국 근무)

2015-10-14     양귀섭 독자

차창에 스치는 바람에 밀려
흐느적흐느적 이리저리 날리는 꽃에서
가을의 향기가 가득 풍기며
깊어가는 만추 하루를 보낸다.

길가에 가지런히 널려 있는 벼
이리저리 엉켜져 놓여 있는 들깨
좁아진 자리를 비껴가기 위해
안간힘을 다 하며 운전을 하는 모습
모두 다 여유가 많아 보이는구나.

길모퉁이의 자리에 차를 세우고
잠시 팔짱을 하며 걷는 연인의 모습이
이 가을을 두 분 만이 느끼는 듯
들릴 듯 말듯 재잘거리며 행복해 하는구나.

조금 걷는 듯싶더니
좁다란 논두렁을 지나며
서로 손을 내밀어 떨어지지 않게 붙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내 걸으며
미소가 가득 어린 얼굴로 뒤돌아보고 있구나.살포시 짓는 미소에
보조개가 듬뿍 담긴 미소로 화답을 하고
잠겨는 눈이 되어 마음으로 받으니
만추(晩秋)의 여정(麗情)이 깊어만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