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함박눈 내리는 날

성원 정봉애(순창읍 장류로)

2015-12-24     정봉애 시인

그리 춥지도 않은 날
해질 무렵에 한 송이 두 송이
선녀님들이 내려 주신 하얀 꽃송이

온 몸에 받아 훈훈한 바람에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만
싶어지고

하얀 비단 길 뽀도독 뽀도독
자국에 추억을 새기며 하염없이
걷고도 싶어라

말리는 이 아무도 없건만
선뜻 나서지 못한 연약한 마음에
허공만 붙잡고

빙빙 돌며 설렘 속에
밤은 하얗게 깊어만 가고
심정만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