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5)/ 또 다른 시작 ‘마침표’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2016-01-14     이혜선 편집위원

12월 31일 11시 59분 59초, 다음 1초 후, 또 그렇게 시작되는 새해 1월 1일…

사람들마다 송구영신에 대한 소회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한해를 마무리 짓기도 전이건만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마구 들이닥치는 그 1이라는 숫자가 항상 얄궂고 야속하다. 심리적으로는 마무리와 시작이 교차하는 그 순간에 잠시나마 여유의 필요성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인지 아직 집안에는 헌 달력이 꿋꿋하다. 물론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올해 달력도 이런저런 핑계에 어김없이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 아직 못 다한 마무리 그래서 더딘 출발이면 또 어떠랴.
새해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의 첫 이야기가 하필 마침표인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은 구차하고 길었다.
 
당연히 마침표(온점)는 서술이나 명령 등 문장의 끝에 쓴다. 부가설명은 따로 필요가 없을 듯하다. 건너뛰어 예외적인 허용 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더 좋겠다.
첫째, 직접 인용한 문장의 끝에는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쓰지 않는 것을 허용한다.
<열린순창> 독자라면 다들 익숙하겠지만 ‘00씨는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겠다”라고 말했다.’에서처럼 직접 인용한 문장의 끝에서는 쓰지 않는 것을 허용한다. 물론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겠다.”와 같이 쓰는 것이 원칙이다.
둘째, 명사형이나 명사로 끝나는 문장도 첫 번째와 다르지 않게 예외를 둬서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함께 열심히 노력함, 더 큰 도약을 위한 기반 다지기, 초등학교 자녀입학을 앞둔 예비 학부모 설명회 개최, 준비물 가져올 것 등이다. ‘다함께 열심히 노력함.’이 원칙이지만 ‘다함께 열심히 노력함’으로 써도 무방하다.
다만, 제목이나 표어에는 온점을 쓰지 않음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름인 나는 가수다, 불조심 표어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등이 그 예다.
 
또, 마침표의 다른 쓰임새도 있다.
아라비아 숫자만으로 연월일을 표시할 때 즉 2016.1.6. 이나 3.1운동, 8.15광복절 등 특정일에서 사용하며 다만 3·1 운동, 8·15광복절과 같이 마침표 대신 가운뎃점을 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장, 절, 항 등을 나타내는 문자나 숫자 다음에 붙인다. 예를 들면 1.서론, 2.본론 등이 있다.
 
한 달 후쯤이면 대다수 학교에서 졸업식이 개최될 것이다. 졸업식은 마침표와 같이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졸업의 더 큰 의미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데 있다고 한다. 결국 마침표는 끝, 종착의 의미보다 다음 또 그 다음 마침표를 향한 작은 발판이 아닐까? 일상의 문장이나 글에서도,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또 헌 달력에 대한 미련과 새 달력의 기분 좋은 느낌에서 어렴풋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