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바다의 꿈

권주연 (순창고 2년)

2010-12-16     권주연 학생

너에게 갈까, 너는 내게 올까

네가 보고 싶다
너와 섞이고 섞여 질퍽해지고
보얗게 흐려지던 그 살갑던 때는
다시 안 오는지
그 야릇한 때는 다시

널 삼키고
내 온몸으로 널 덮어주던
몰래 손가락을 겹치며 쟁그럽게 웃던
하얗게 부서지고
휘돌고 섞이어도 마냥 좋았던

내 속을 헤집고 파고 들어도
내 아이
아, 내 아이들을 낚아가도
워메에… 이쁜 거어이…하는
쉰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다시 너와 만나 함께
웃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네가 보이지 않아, 만질 수가 없어
나는 마를 수도 얼 수도 없이
뽀얀 안개 터지듯 피워내고
하얗게 우는 울음
그게 내 눈물인 걸 모르는지
너는 검은 흙에 덮여지고
바스러지는 울음소리 들리는 것만 같아서

내가 네게 갈게
터진 눈물 흩날리는 물안개에 묻어
햇볕에 마르고 사라져도
조금 조금만
네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만 있다면

나는 여기 있어
나는 아직 기다리는데
살아 있는데, 이제 너는, 이제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