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아무 때나 ‘야단’을 쓰면 야단나요

2011-01-14     조경숙 한국어강사

“아빠한테 야단맞았어.”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때 ‘야단(惹端)’은 일방적으로 ‘소리를 높여 마구 꾸짖는 행위’로서, 애정 어린 훈계의 의미보다는 그냥 일방적인 고성과 질타만이 느껴진다. 더구나 한자사전에서 야(惹)는 ‘비방하고 헐뜯다’로 풀이되므로, 아이가 어른의 행동에 대해서 감히 쓸 수 없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른들이 아이를 혼내는 것은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어른이 꾸짖고 타이르는 행동에 대해서는 ‘야단’이 아닌 ‘꾸중·꾸지람’등의 말을 쓰도록 주의해야 한다. 결국 위 말은 “아빠한테 꾸중 들었어”와 같이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이외에도 어른들한테 써서는 안 되는 표현들이 많다. 특히 “어디 이빨이 아프세요”는 큰 실례를 범하게 되는 대표적인 예로서, 이런 말은 절대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빨’은 원래 동물에 해당되는 말이므로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다. 동년배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어른에 대해서는 ‘치아’라고 하는 것이 좋으며 적어도 ‘이’라고 해야 한다.

존대어를 잘 쓰면 그 사람의 품위를 빛나게 한다. 반대로 잘못 쓰면 첫인상이나 그간의 애쓴 보람을 잃기 십상이다. 비속어·신조어에 관심 많고 철모르는 아이들이라고 이에 예외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