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ㆍ중ㆍ고학생들 학습량 축소

서술형 평가 확대 ‘블록타임제’ 도입

2010-07-23     이양순 기자

2014년부터 초중고생들이 배워야 할 교과 학습내용이 지금보다 20퍼센트 이상 줄어든다. 대학 강의처럼 한 과목의 수업을 2~3시간 연속해서 진행하는 ‘블록타임제’도 운영된다.
수업 시간에 비해 학습 내용이 단편적인 지식암기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을 막고 교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수업방법을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교과부는 과목ㆍ학년 간 중복된 교과내용을 줄이고 과목별 단원과 주제 영역 수를 조정하는 식으로 학습 내용을 20퍼센트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8일 내놓은 교육내용 방법 평가체제 혁신방안은 초ㆍ중ㆍ고학생들의 학습량을 줄이고 다양한 수업방법을 도입해 창의성과 인성 교육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과부는 우선 각 교과별 학년별로 중복되는 내용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말하기ㆍ읽기ㆍ듣기ㆍ쓰기ㆍ문학ㆍ문법으로 구성돼 있는 국어의 6개 영역도 문학과 문법을 나머지 4개 영역에 통합시키는 등 과목별 단원과 주제, 영역 수도 조정된다.
교과부는 내년 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인 교과 교육과정 개편 때 이런 방안을 반영할 예정이다. 시행은 새 교육과정에 맞는 교과서가 나오는 2014년부터다.
또 대학 강의처럼 2~3시간씩 수업을 묶어 진행하는 ‘블록타임제’는 탐구와 토론ㆍ실습ㆍ실기 과목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1시간 단위로 이뤄졌던 기존 수업 방식은 토론 등 심화 학습을 진행하기엔 수업의 연속성이 떨어져 교사에 의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내신 평가 방식도 크게 바뀐다. 단순 암기 위주의 선택형 평가 대신 서술형 평가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과제물과 수업시간발표, 수업태도 등을 평가하는 수행평가 역시 내실화한다. 1999년 본격 도입된 수행평가는 과제물과 발표내용을 학원 또는 인터넷 대행 사이트를 통해 대리 작성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로 지적됐었다. 교과부는 평가 내용과 기준, 시기 등을 미리 예고해 글쓰기, 토론ㆍ발표, 관찰ㆍ실험 등 학생의 활동을 교사로 하여금 수업 시간에 직접 관찰해 평가하도록 했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교원관계자는“취지는 공감하나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근본적인 입시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학생들의 학습량은 줄어들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