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날 두고 봄날은 가네

성원 정봉애(순창읍 장류로)

2017-04-19     정봉애 시인

이날따라 유난히도 날씨가 화창하여
차림새 곱게 살랑이는 봄바람에
마음을 실어 벌 나비 윙윙대는
벚꽃 길 혼자서 거를 적에
 
엄마 냄새처럼 풍기는 은은한
향에 젖어 새들의 지저귐 따라
소창도 하며 눈송이처럼 날리는
하얀 꽃잎 머리 위에 사뿐히 이고
 
나비처럼 훨훨 또 다른 길 접어
가는 데, 길가 양 옆에 하얀 비단
필체로 펼쳐 놓은 듯 활짝 핀
싸리 꽃 아름다움이여.
 
향기 또한 진허구나 싸리꽃
세 송이 잔 위에 별처럼 띄워 마시니
술과 향에 얼큰히 취하여 온 봄을
안은 듯 황홀함 더할 바 없는데
봄날은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