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잠에서 깨면 꿈은 잊는다

이재우(순창중 3년)

2011-01-28     이재우 학생

달빛이 밝혔습니다.
꽃이나 괴롭히는
손가락 뼛속까지 시린
공기와는
그럴 듯이 어울리는
따뜻하고 다정한
달빛입니다

사그락 사그락
달빛에 걸려 떨어지는 꽃들
발밑은 포장되지 않은
몽롱한 흙의 냄새
은은히 풍겨오는
바람의 청량함에 잠들어서

잠깐 동안 무게를 잊었습니다.
어두워서 잊은 자전거
작은 교복,
어깨를 짓누르고 마는
가방을 잊었습니다.

그 꿈은,
찾을 수 없는 단 하나의 꿈은
주머니의 진동
“안오니? 밥 먹고 학원가야지.”

꿈은 잊었습니다.
다시 싸우러 갑니다.

꿈은 날렸습니다.
바람에 날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