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시원한 바람과 가을 밤

양귀섭(순창우체국 근무)

2017-08-24     양귀섭 독자

서늘한 공기를 느끼며
밝은 빛을 잃은 달을 바라보니
마음에 허전함이 담겨지고
발걸음이 어디론가 떠나고 있네

푸른빛을 띠는 강천호를 지나
강천사에 다다르니 발걸음이 멈춰지네
어느새 차가운 공기가 나를 감싸돌고
잠에서 깬 듯 청결한 공기를 흠뻑 마시고 있구나

달빛에 길게 늘어진 산과 나무들이
나름대로 웅장함을 과시하고
살랑살랑 이는 바람에 살결을 부딪치듯
소리 내어 울음을 울고 있는데

한걸음 한걸음 어둠을 제치고 다가서보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내 모습이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걸 느끼고
마음은 숲에 놓아두고 오네

서리 내리고 얼음이 얼면
얼마나 살쪄 내 곁으로 올는지
놓아둔 내 마음을 찾아올 때를 생각하니
시원한 바람과 가을밤이 아름답게 느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