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군대에서 쓰는 은어ㆍ한자어…순화 필요

2017-10-12     림양호 기자

군인들이 순화해야 한다고 지목한 군대내 언어는 ‘촉수엄금’, ‘불입’, ‘짬찌’ 순이다.
박재현 교수(상명대 국어교육과)가 군대 은어 26개와 낯선 한자어 12개를 선정해 군인들에게 사용빈도와 개선 필요성, 순화어의 수용 가능성에 관해 물은 조사 결과다. 조사에 응한 군인들이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단어는 손대는 것을 엄격히 금한다는 뜻의 ‘촉수엄금’에 이어 납부를 뜻하는 ‘불입’, 신병이나 계급이 낮은 군인을 부르는 ‘짬찌’가 선정됐다. 불빛 가리기를 의미하는 ‘등화관제’와 빈 병을 가리키는 ‘공병’을 꼽은 군인도 많았다고 한다. 
다수의 군인들은 ‘촉수엄금’은 ‘손대지 마십시오’, ‘불입’은 ‘납부’로 대체하는 것에 찬성했다. 군인들은 ‘뺑이 치다’를 개선해야 할 은어로 인정하면서도 순화어로 제시된 ‘고생하며 힘든 일을 하다’가 의미상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방한 내피인 ‘깔깔이’, 봉지 라면을 뜻하는 ‘뽀글이’, 전역 대기병을 지칭하는 ‘말년’은 개선 필요성과 순화어 수용 가능성 수치가 모두 낮았다.
박 교수는 “군대 은어는 무엇을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어 의사소통의 혼란을 초래하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소외시킬 수 있다”며 “상대를 낮춰 부르는 의미가 포함된 군대 은어의 사용은 그 자체로 폭력이 될 수 있다. 국방부는 국립국어원 등 국어 관련 기관과 낯선 한자어, 번역투 표현, 은어 등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글학회는 오는 13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여는 국어학 학술대회에서 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