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강진에 지역극단 ‘구강구산’이 떴다

한겨레 2018년 1월 8일치 / 고용부 ‘일자리사업’ 공모 당선 군-한예종 손잡고 창업 힘 실어 11일 두번째 작품 ‘오진날’ 공연

2018-01-11     안관옥 기자

 

 남도답사 1번지 전남 강진에 지역극단 ‘구강구산’(九江九山)이 떴다
강진군은 8일 “남도 출신 20~30대 9명이 비영리 공연단체로 등록을 마치고 지역극단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다산 정약용과 영랑 김윤식 등의 활동무대였던 강진을 예술 중심도시로 만들어 가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극단은 오는 11일 오후 7시 강진아트홀에서 코미디극 ‘오진(좋고도 흐뭇한) 날’을 무대에 올린다. 원작 ‘원 파인 데이’의 대사를 애초 경기도 사투리에서 정감이 넘치는 남도 사투리로 바꿔 흥을 돋운 강진판 소동극이다.
앞서 극단은 지난 4일 같은 장소에서 영랑 김윤식과 용아 박용철의 시편을 엮어 제작한 1시간 분량의 노래극 ‘바람노래’를 공연했다. ‘바람노래’는 월출산 등 9개의 산과 탐진강 등 9개의 강에 둘러싸인 강진만의 순수한 자연과 정 깊은 사람을 찬미한 창작극이다.
두 극을 완성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배우를 지망하는 여성 5명과 남성 4명이 강진군 대구면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진아트센터에서 합숙하며 고된 연기 지도를 받았다. 연출자인 이상우 강진아트센터장(전 한예종 연극과 교수)은 “재미와 감동이 있고, 배우와 관객이 일체가 되는 작품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극단 구강구산은 고용노동부의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강진군과 한예종은 협약을 맺고 예술인 거주공간인 강진아트센터를 설치해 전문 공연단체 창업을 준비해왔다. 극단은 우선 강진군 문화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한 청년들로 짜였지만, 추가로 전문인력을 모집해 활동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군은 주민이 공연을 자주 볼 수 있고, 문화예술 분야에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위진희 강진군 음악도시팀장은 “군립극단은 아니지만 지역극단으로 전문적 공연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구 4만명의 작은 지역이어도 배우 양성과 창작 공연 등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