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55)/ ‘연도와 년도, 연식과 년식’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의존명사 ‘년도’는 두음법칙 제외, 숫자(年)와 함께 완전명사 ‘연도’는 두음법칙 적용, 숫자 뒤에 안 쓰여

2018-01-25     이혜선 편집위원

“우리 집을 몇 년도에 지었었더라?”, “그때가 우리 막내 초등학교 입학 연도였으니까 1991년도지 아마.”, “그렇군, 1991년식이라 이 집도 벌써 20년이 다 되가네.”
위 예문에서처럼 우리는 ‘년도, 연도, 년식’을 흔히들 많이 쓰게 된다. 과연 ‘년도’가 맞을까 ‘연도’가 맞을까, 또 ‘년식’이 맞을까 ‘연식’이 맞을까? 왠지 ‘년도’와 ‘연도’는 둘 중 하나를 틀린 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말대사전에 따르면 ‘년도’는 해를 뜻하는 말 뒤에 쓰여 ‘일정한 기간 단위로써의 그해’를 뜻하는 반면, ‘연도’는 ‘사무나 회계 결산 따위의 처리를 위하여 편의상 구분한 일 년 동안의 기간 또는 앞의 말에 해당하는 그해’를 뜻한다. 그리고 ‘연식’은 기계류, 특히 자동차를 만든 해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 또는 나이와 같은 뜻으로 사람이나 동ㆍ식물 따위가 세상에 나서 살아온 햇수를 말하며 ‘년식’은 ‘연식’을 잘못 표기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년도, 연도’는 쓰임새만 다를 뿐이지 각각의 의미를 지닌 독립된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년도’와 ‘연도’가 헷갈릴 수밖에 없는 그 까닭은 ‘두음법칙’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자음 ‘녀’가 단어 첫머리에 올 때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여’로 적어야 하므로 명사 ‘년도(年度)’는 ‘연도’로 적는다.
다만 명사의 경우는 두음법칙을 의존명사는 두음법칙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명사의 경우는 ‘연도’지만, 의존명사일 때는 그냥 ‘년도’이다. 덧붙여서 의존명사란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의존해 기대어 쓰이는 명사로써 ‘것’, ‘따름’, ‘뿐’, ‘데’ 따위가 있다.
‘년도’ 앞에는 반드시 해(年)를 뜻하는 말이 쓰이고, 연도는 숫자로 나타낸 구체적인 시기 뒤에 쓰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구분하기 쉽다. ‘1980년도 출생, 2018년도 입학식’, ‘회계 연도, 제작 연도, 창간 연도’ 등과 같이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참고로 “그때가 몇 년도였지?”와 같이 꼭 숫자가 아닌 경우 역시 서로가 특정 기간, 구체적인 시기를 다루고 있으므로 ‘년도’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