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 부도덕ㆍ파렴치한 기득권 감시해야

2018-04-18     조재웅 기자

주민 ㄱ씨는 “모임에 있는데, 최근 한 회원이 여러 회원을 가입시켰다. 나중에 보니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기존 회원들의 동의도 없이 마음대로, 마치 이 모임 자체가 특정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선거조직처럼 변해가서 모임이 없어질 위기”라고 걱정했다.
주민 ㄴ씨는 “당구장에 가면 사람이 50명 있으면 25명은 강이고, 25명은 황이다. 분위기가 묘하다. 그 자리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물어보면 모두 아는 사이라 대답하기가 난감하다. 그래서 당구장에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 ㄷ씨는 “모임에서 사전에 회원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특정 후보를 불러서 인사를 시킨다. 두 유력 군수 후보가 동시에 온 적도 있다. 많은 회원들이 난감해했다. 사전에 회원들에게 동의를 얻던지 양해를 구해야지 자신들이 선거운동을 한다고 남에게 피해를 줘도 되는 것인지. 얼굴 붉히지 않으려고 참고 있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말했다.
선거가 다가오며 지역이 갈라진다. 선ㆍ후배, 친목모임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마다 당연하다는 듯이 패가 나눠지고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누구의 잘못일까. 잘못이긴 한 걸까.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신분을 제외하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권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 후보자들 가운데 각자가 판단해서 지지후보를 결정하고 그 후보자를 주변에 알리고 선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과정이 잘못돼 잡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을 하는 대다수 사람들은 후보의 정책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친소관계를 내세우고, 당선 후 이권을 내세워 사람을 포섭한다. 그렇게 포섭당하면 어디 가서 지지 후보의 정책이나 장점을 자신 있게 말하기보다는 은밀(?)한 선거운동이 이뤄진다.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은밀한 거래 후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어도, 혜택을 보는 것은 일부다. 대다수는 선거 시기에 잠깐 이용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런데도 선거철만 되면 자신이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부 불순한 사람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이런저런 평가 없이 부탁받은 후보를 지지한다. 단순히 속았다 하더라도 자신이 뭔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 내린 결정일 것이니 동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이기적인 욕심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했다면, 이제는 지역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런 일은 멈춰야 한다. 오히려 그런 일을 벌이려는 사람들을 배제해야 할 때다.
자신만의 이권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그런 사람들과 그들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 끝없는 감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의 ‘박근혜ㆍ이명박’을 군수로 맞아야 하고, 주변에서 기생하는 수많은 ‘최순실’에 돌아가는 특혜를 지켜봐야만 한다.
지난 ‘기자수첩’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었다. 공감을 해주는 것만으로 잃었던 ‘희망’을 조금은 찾을 수 있었다. 이제 행동해야 한다. 기자는 기자로서, 주민은 주민으로서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기득권’을 감시하고 견제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