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 정봉애 시집 ‘출간’

구순 노인의 첫 시집 <잊지 못하리> 그리움 애틋함 가득한 서정시 123편

2018-07-05     서보연 기자

성원 정봉애 시인(90ㆍ순창읍 남계) 출판 기념회가 지난달 30일 읍내 대청마루에서 순창문인협회 주최로 열렸다.
순창문인협회는 정봉애 시인의 시집 <잊지 못하리>와 야무우치 가가리 작가의 동화집 <막대기와 칼> 출판 기념행사를 함께 가졌다.
오전 11시부터 열린 행사는 최경순 회원과 동호회 활동을 하는 색소폰 연주자 6명이 어른들에게 친근한 가요 <황혼의 브루스>, <내 마음 별과 같이>, <해변의 여인> 등을 차분하고 부드럽게, 경쾌하고 묵직하게 심금을 울리며 연주했다.
홍성주 회장(순창문인협회)은 두 작가에게 기념패를 증정하고, 인사말에서 “모든 문인은 다 다르다. 개성, 성격이 다르지만 사람들이 놓친 것을 주어 담을 줄 아는 사람이다”면서 “구순을 맞은 정 시인은 향토색 짙은 서정시, 오랜 추억의 지역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순창의 보물”이라며 시집 발간을 축하했다.
허선준 전 순창문화원장, 박덕은 정봉애 시인 지도교수, 권건일 교수(지금 여기 인문학당ㆍ남원), 표지그림 문종권 수묵채색화가의 부인이고 시인의 손아래 동서인 임계강 전 전주시청 과장 등이 축하 인사말을 전했다. 전애라 시인이 자작 축사를 낭송하고, 목련화 김순임 씨가 축가 <봄날은 간다>를 고운 한복차림으로 불렀다.
정봉애 시인은 “꿈 많던 소녀시절을 어떻게 지냈는지도 모르게 일찍 결혼해서 자녀를 기르고 살림을 하다 보니 세월이 정신없이 지나왔다. 십년 전에 남편을 여의고 일 년 전에는 아들마저 먼저 하늘로 보냈다. 그 그리움과 먹먹함을 시로 풀어왔는데 이제 시집까지 발간하게 되니 기쁨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연 그대로의 순수시인, 그리움과 삶의 진수를 터득한 멋쟁이 할머니 정봉애 시인의 시집 출간을 축하한다”는 박덕은 지도교수는 시평에서 “정봉애 시인의 시는 시가 무엇인지, 어떻게 독자의 감성에 접근해야 하는지, 어떻게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고, 가슴 깊이 파고들 수 있는지를 간결하고도 선명하게 표현한다. 시인의 글을 통해 시의 매력, 시의 무섭도록 강렬한 공감력을 만날 수 있다”고 평했다.
시집 <잊지 못하리>는 노인들도 읽기 쉽게 큰 글씨로 인쇄했다. 시집은 총 여섯 부로 나뉘어 있다. 모내기, 철도 없이, 야속한 밤, 꽃잎에 묻어나는 그리움, 고독은 겹쳐만 가는데, 혼자서 가야할 길 등이다.
정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많이 배우지도 못한 사람이 책을 만들어 낸다고 하니 어찌 기쁘지 않겠냐” 면서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쉬지 않고 끈기 있게 써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내 주변에 있는 일들을 보고 느끼는 대로 적어 다듬다보면 공감되는 글이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순 할머니의 시집 출판과정과 출판기념회를 지켜보며 ‘평범한 사람이 일상에 느끼는 정서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기록하는 글 쓰는 작업’이 몇몇 특별한 사람의 무게 있는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다반사로 이뤄지고 이를 장려하고 공감하는 지역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꽃바구니’ 정봉애 시인 할머니 ‘얼씨구∼ 지화자’
시집 <잊지 못하리>는 순창문인협회의 노력으로 전북관광문화재단이 지원하여 도서출판 <열린창>에서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