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산나리 연정

성원 정봉애(순창읍 장류로)

2018-08-16     정봉애 시인

깊은 산골짝 숲속 비탈진 곳에
얼마를 신음했던가
긴긴 여름날들
가느다란 꽃대 딛고 호젓이 피어있는
주황색 산나리꽃 솔솔 솔바람 스쳐올 땐
살포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화사하니 미소 지으며 누구를 기다리는지
종일을 두고 그 모습 그대로 서있는
소박하고 아리따운 한 송이 산나리꽃
두고 차마 돌아서지 못한
이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골짜기 나뭇잎 소곤소곤
미풍에 나부끼는 해질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