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어린이·청소년 10명 중 4명 “매일 욕한다”

한겨레 2018.10.07.치 전교조 한글날 맞아 초4~고3학년 669명 설문 49.5%가 초교 때 배워…어른부터 하지 말아야

2018-10-11     송인걸 기자

 

어린이·청소년은 10명 가운데 4명꼴로 매일 한 번 이상 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욕에 대해 5명은 초등학교 때 배웠으며, 2명은 ‘꼭 필요할 때는 해야 한다’고 여겨 초등학교의 바른말 교육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한글날 572돌을 앞두고 대전지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669명을 설문했더니 42.8%가 ‘매일 한 번 이상 욕한다’고 답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8.7%는 ‘욕을 입에 달고 산다’고 대답했다. 욕을 하는 이유로는 △습관(26.7%) △스트레스 해소(24.8%) △친근감 표시(20.3%) △남들이 쓰니까(8.7%) △센 척하고 싶어서(5.1%) 차례였다.
욕을 처음 배운 시기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가 49.5%, 초등학교 저학년 때가 24.4% 등으로 응답자의 73.9%가 초등학교 때 욕을 배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49.8%는 ‘욕은 나쁜 말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으나, 22.9%는 ‘꼭 필요할 때는 욕설을 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청소년들은 직접 만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화할 때 모두 욕을 쓴다고 답했다.
욕을 안 하는 방법으로는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는 대답이 81.6%에 달했다. 고운말, 바른말을 사용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욕하면 반성문을 쓰게 하거나 벌점을 부과한다’, ‘고운말 쓰는 날을 지정해 캠페인을 한다’,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 ‘어른들부터 욕을 하지 말아야 한다’ 등이 꼽혔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 대변인은 “어린이·청소년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때 욕을 배우고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래 문화로 포장된 은어와 비속어에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언어 습관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아이들의 말글살이가 망가진 것은 경쟁과 차별이 판치는 세상을 만든 어른들의 책임이다. 아이들이 끼와 개성을 발휘하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