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새집 들던 날

선재식 순창농협조합장

2019-06-26     선재식 독자

오십리 통학 길
학생차비 오십원 왕복 백원
버스는 동구 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오는데
어머니는 식전부터 돈 꾸러 나가고
아버지는 재떨이에서
다 탄 환희꽁초 골라 피우신다.
아버지의 건강을 위해서도 아니고
매일 맞는 그런 아침 풍경이 싫어서
아버지 담배 끊으시면
이 담에 제가 커서 좋은 담배 사드리고
호강시켜 드릴 테니
담배 끊고 통학 비 좀 보태주라는
천하의 불효자는 그렇게 말해버렸지...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을지도 모르고...
오늘 밤 꿈속에라도
이 못난 아들 집에 오셔서
하룻밤 주무셨으면 좋겠다.
꿈속에서라도
꿈속에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