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37) 삶

글ㆍ그림 : 아원(兒園) 조경훈 시인ㆍ한국화가, 풍산 안곡 출신

2019-07-17     조경훈 시인

 

                  -푸시킨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 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그리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는 것이리니…

흔들리는 삶에 위안을 주고 격려를 해 주며, 좀 더 기다리고 살면 기쁨의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말을 자신 있게 세상에 던진 사람은 시인 푸시킨이었다.
그래서 일찍부터 서구에서는 시인을 사제라고 불렀고, 사제만이 할 수 있는 말을 시로 써서 하늘에 고했다는 것이다.
우리도 시(詩)라는 글자를 풀어보면 말씀(言)언 변에 절사(寺)로 짜여 있으니 절에서 스님이 하시는 말씀이 곧 시라는 것이다.
얼마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가, 인간으로서 하고 싶은 최후의 말을 하늘에 고하는 사람이고 보니 감히 누구나 붙일 수 없는 사람(人)인자를 넣어 시인(詩人)이라고 불러주었고, 그러기 때문에 시인은 만인에게 위로의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어떤 고통에도 동참해 살아야하는 사명이 있다.
우리는 옛 부터 늘 했고 보았다. 제를 지낼 때는 음식을 차려놓고 술과 더불어 축문을 써서 읽고 마지막에는 그 축문을 불로 태워 하늘에 올리는 것을……
그렇게 써서 하늘에 올린 우리말이 5000년전부터 이어져 중국의 시경이 되었고, 기독교에서는 제를 지내기전 시편을 노래로 먼저 부른다. 시인 단테는 지상과 천상을 오가는 서사시 신곡을 썼으며, 아우구스틴은 인간으로서 지은 잘못을 기록한 참회록을 써서 하늘에 바치는 사제가 되었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하략>
이 말은 사제가 우리에게 준말로 이 말에 빼거나 더 할 말이 없는 완벽한 말이다. 이 시를 만나 용기를 얻고 굳세게 산 사람이 대체 얼마이겠는가,

* 푸시킨(Push kin 1799-1837) : 러시아 시인 사상가, 러시안 근대문학의 확립자로 러시아 문학의 전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