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옛것을 사랑하는 국악원 창극단원들

“‘창’극단 ‘극’하게 힘들어도 ‘단’상에 올라가 열심히 해봅시다!”

2019-07-17     김상진 기자

 

국악원에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했다.
“쪘네 쪘네 여기 또 한춤을 쪘네···” 창극단 강습생들이 지난 시간에 배운 <모찌는소리>를 복습하고 있었다.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탓에 조금 늦어졌지만 모든 강습생들이 모여 수업을 시작했다. 강습은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 수업은 창극단을 기획하고 무용을 전공한 김푸름(28) 문화예술해설사가 한국무용 기초를 강습했다. 격동적이고 복잡한 동작은 없지만, 바지춤을 잡고 사뿐사뿐 앞으로 뒤로 길게 팔을 뻗어 움직이는 동작들은 우아하고 멋스러웠다. 새로 배우는 한국무용에 땀을 흘리며 연습하던 중 피자가 배달됐다.

 

 

창극단은 전북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사 인턴십사업’으로 도비와 국비를 지원받아 운영된다. 그중 책정된 다과비로 매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강습생들은 피자를 나눠 먹고 소리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개인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윤영백(37) 소리강사를 대신해 소지원(37) 연기강사가 북을 치며 <모찌는소리>, <순창아리랑>을 연습했다. 한 수강생은 “평생 순창에서 살았지만, 순창아리랑은 처음 배운다. 이 멋진 곡이 창극 마지막 곡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들었다. 새로 배우는 것들이 많아 즐겁다”고 말했다.

 

 

소지원 연기강사는 “아직 배우 선정을 하지 않았고 3번째 강습인 만큼 본격적인 연기 수업 대신 본인의 성격과 내면을 표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창극단으로 삼행시를 짓는 시간에 박연옥(38) 강습생은 “‘창‘극단 ’극‘하게 힘들어도 ’단’상에 올라가 열심히 해봅시다”고 말하자 강습생들은 “그렇지! 단상에 올라가서 열심히 해야지!”하며 호응했다. 본인의 애칭으로 시를 짓는 시간에 최송란(54) 강습생은 “매화, 국화, 대나무 멋진 사군자 중 최고는 당연히 난이라네 난아!”고 외쳐 강습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표현력을 향상시키는 ‘몸으로 말해요’ 시간에는 식재료를 몸으로 표현하여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낙지가 문제로 나와 한 수강생이 온몸을 비틀며 연습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철수(65) 수강생은 “국악원에 모인 우리는 한국의 멋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기존에 알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계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연옥(38) 강습생은 “순창군에서 공연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좋은 분들과 함께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악원 창극단을 기획한 김푸름 문화해설사는 “창극은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든 분야이고 우리의 소리, 춤 악기까지 한 번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조계문 국악원장은 “도에서 지원을 받아 창극단을 창단했다. 순창아리랑 등 지역 문화를 이용해 극단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11월에 공연(발표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극단 운영이 잘되면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