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춘 순창고 교사 ‘퇴직’

36년 교직 … 순창전교조 30년 ‘대부’

2019-08-28     림재호 기자

 

양상춘 순창고 교사가 36년 교직생활을 마치고 지난 22일, 순창읍 물통골한우마을 연회장에서 조촐한 퇴임식을 가졌다.
동계 구미마을에서 태어나 순창초, 순창중, 전라고등학교와 전북대를 졸업한 양 교사는 1983년 3월부터 순창고에서 영어를 가르쳐왔다. 양 교사는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영어공부에 힘쓸 수 있도록 끊임없이 교수방법 등을 연구하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발간하는 영자신문을 만들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는 36년 교단생활 중 30년을 전교조 교사로 활동하며 참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 군내 여러 교사들과 함께 ‘바른 교육을 위한 순창군민모임’, ‘어린이날 큰잔치’, ‘청소년문화제’, ‘교육희망네트워크’ 등 여러 활동과 행사를 주도하며 지역 교육활동의 형식과 내용의 획기적 변화에 앞장섰다.
그는 “매일 해맑은 아이들을 만나야 하기에 부단히 연구하면서도 그게 괴롭다는 느낌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멋진 수업을 설계하고 준비한다는 즐거움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교사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지키기 위해 <논어>의 한 구절인 ‘학이불염(學而不厭) 회인불권(誨人不倦)’을 교직 좌우명으로 삼았다. 배움 없이 가르칠 수 없기에 학문에 염증을 갖지 말고(學而不厭), 가르치는 일에 권태감을 느끼지 않도록(誨人不倦) 새롭고 창의적인 교수법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은사이자 고향 선배인 그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는 신아무개(54ㆍ순창읍 남산)씨는 “교사는 많아도 스승은 없는 오늘의 교육현실에서 양상춘 선생님이야말로 이 지역의 진정한 스승이셨다”며 ‘참된 교육자’의 퇴임을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