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준비 …

정겨운 순창시장

2019-09-10     김상진 기자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장날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배추를 잔뜩 실은 트럭에서는 손님이 고른 배추를 상인이 망에 담아 내려주고 있다. 열마리 또는 스무마리를 엮은 굴비를 파는 상인은 신문지에 돌돌 말아 판매하고 있다.
사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상인은 조금 더 많은 값을 받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인다. 방앗간에는 주문한 떡을 기다리는 손님으로 줄을 이뤘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떡은 보기만 해도 쫄깃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맛있는 냄새를 따라가니 숯불에 김을 굽는 상인도 있다.
엄마, 할머니와 함께 시장을 구경 나온 아이는 이리저리 둘러보며 신이 났다. 길을 걷다 보이는 물고기를 보고 앞으로 다가가자 만져보라는 상인의 권유에 소심하게 ‘톡’ 찔러보더니 촉감이 이상했는지 재빨리 엄마 다리에 매달린다.
시원한 날씨에도 뜨거운 공기가 밀려온다. 뻥튀기 기계 앞, 뻥튀기 상인은 땀을 흘리며 기계 앞을 지킨다.
길을 가다 마주친, 아는 사람들은 살가운 미소와 함께 인사를 전하고 ‘밥이나 한 끼 하자’는 약속을 한다. 버스정류장에는 추석 쇠러 올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먹일 음식 재료들을 양 손에 들고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 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벼운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