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겨울 오는 길목에서

성원 정봉애(순창읍 장류로)

2019-09-25     정봉애 시인

매서운 서리바람에 고운 잎 떨치고
한올 걸침 없이 앙상한 가로수
말없이 제자리에 섰는데
북녘하늘 나는 기러기떼
한 폭의 그림 같고
가을걷이 끝낸 들녘 언덕바지에
버려진 허수아비의 비참한 신세
지난 가을날엔 시끌벅적
벗들의 지저귐에 즐기던 날 지나
달빛 가득한 고요 속에
엮어보는 몇 줄 글
저 허수아비는 알고 있겠지
겨울 오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