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232) 길

2019-10-01     박재근 고문

몸은 마음이 타는 차이며 마음은 인생의 길손이고 생각은 운전사이며 인(仁)은 인간의 길이다. 인(仁)이란 나와 남이 소통하는 것을 의미하고 함께 살아가며 교통하는 것을 길이라 한다. 넘어지지 않고 다치지 않고 편하고 좋게 살아가는 것이 길이다. 사람을 차별하고 존중하지 않으며 배려하지 않으면 남과 부딪친다. 나에게는 정신이라는 마음속을 비추는 빛이 있는데 그 빛은 밖의 사물을 욕망하면서 흐려지며 빛을 잃은 마음은 어리석어지면서 재앙을 만든다. 마음이 자기 밖의 것에 욕망과 감정을 가지면서 자기 밖의 사물에 붙들리고 부림당하게 되면서 자기와 무관한 일로 근심하고 걱정하는 괴로움에 빠져 마음은 불편하고 불안한 바다에 빠진다.
눈길= 사람의 몸 눈은 자기 밖을 보고 마음눈은 자기 안을 본다. 몸 눈은 보이는 사물의 겉을 보고 마음눈은 보이지 않는 사물의 속뜻을 본다. 눈이 밝다는 것은 남의 눈으로 자신을 보고 사물의 한쪽이 아닌 전체를 보며 현재만이 아닌 미래까지 본다는 뜻이다.
귀길= 자신을 위해 들어야 할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이 귀의 길이다. 귀가 밝은 사람은 인생의 지도가 되는 성현들의 명언을 귀속에 담고 삶의 길을 간다.

“한울의 소리는 속된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장자) 한울의 소리는 담백하여 맛이 없기 때문에 속인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마음과 정신에 좋은 말은 담백하여 귀맛이 없다. 밝은 귀를 가진 사람은 귀에 거슬리는 말을 즐겨듣고 말의 소리가 아닌 뜻을 듣는다. 진실한 말은 귀에 거슬린다. 귀가 밝다는 것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전후 좌우 상하의 소리를 두루 듣는 것을 의미한다.
지식의길= 알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을 지식의 길이라 한다. 안다는 것은 지금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아는 것이다. 세상이나 자신에게 쓸모없는 것을 아는 것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할뿐이다.
지혜의길= 오래가는 것과 순간적인 것,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을 아는 것, 성스러움과 천박함을 아는 것, 진실과 거짓을 아는 것,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것,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아는 것, 사물의 속뜻을 아는 것이다.
마음 길=견물생심(見物生心) 사물을 보면 마음이 생긴다. 마음이 생긴다는 것은 끌림 당한다는 것이며 끌림 당하는 것은 나를 잃어간다는 뜻이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이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눈(이성)이 안내하는 길로 가야한다. 밖으로 가는 마음은 자기 것이 아닌 남의 것을 구하기 위해 가고 안으로 가는 마음은 나를 찾기 위해 진리를 찾아 신을 찾는 것이다. 진정한 자기 확대란 자기내면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다. 물욕을 채우려 할수록 내면의 빈 공간은 줄어든다. 속이 꽉 찬 마음은 내면을 쓸모 있게 하는 것이고 내면을 쓸모 있게 하는 것은 마음의 방을 넓게 비움이다. 나를 넓게 비울수록 인심이 많이 모이며 인심은 삶을 행복하게 하는 최선의 보물이다. 때문에 대인은 사람마음을 욕구하고 소인은 물건을 욕심낸다. 
말길= 바른 말은 사물의 순리에 맞는다. 진실이 진리의 길을 가면서 뜻이 죽지 않게 살리는 것이 말이 가는 길이다. 말이 길을 벗어나면 말길이 끊긴다. 좋은 말도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죽은 말이 된다. 말길을 살리려면 바른 말을 때에 맞게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잘 알지 못하는 자는 말이 많고 잘 아는 자는 말을 아낀다.”(노자) 잘 알지 못한 사람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생각 없이 말하기 때문이다. 내면이 부실하여 허영심에 지배되어 있는 사람이 대체로 말이 많다. 잘 아는 사람은 사물의 한쪽 면만을 보지 않고 다각도에서 두루 보기 때문에 신중하고 신중하기 때문에 말을 아낀다.

“생각이 다듬어지지 않는 말은 사람에게 널리 뜻을 전달할 수 없다.”(공자) 말이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마음이 성숙하여 속이 꽉 차게 되면 말보다 침묵을 즐긴다. 그럼으로 마음이 성숙한 사람은 말이 무겁다. 충분히 성숙된 말은 도리에 합당하여 상대의 마음을 얻지만 성숙되지 않는 가벼운 말은 우환을 만든다. 마음 밭이 걸면 생각이 진실하고 생각이 진실하면 말이 순박하고 마음이 아름다우면 말이 아름답다. 마음을 순화하지 않으면 생각이 거칠고 생각이 거칠면 나가는 말이 거칠고 나가는 말이 거칠면 상대로부터 오는 거친 말이 내 마음을 상하게 한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