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 ‘콩밭에 물똥’ -김도수 지음

땅을 뚫고 싹을 틔우는 자연의 소리 담아 펴낸 동시집 자연이 뿜어대는 사계절을 어린이 마음으로 들여다 봐

2019-11-07     림양호 기자

 

김도수 시인이 동시집 <콩밭에 물똥>을 펴냈다.
‘푸른사상 동시선 55’로 출간된 이 시집에는 수제비를 너무 많이 먹은 탓일까, 친구네 콩밭에 실수를 하고 콩잎으로 살짝 덮어 놓았다는 재미있는 표제작을 비롯하여 별똥별, 올챙이, 반딧불이와 같이 시골 생활을 함께하는 자연 친구들이 뿜어내는 청량함이 가득하다. 마치 한 폭 그림처럼 자연의 평화로움과 따스함이 한껏 품고, 자연이 뿜어내는 사계절을 노래한 평화로움과 따스함이 듬뿍 담긴 동시집이다. 물속에는 병원이 없으니 물고기들이 아프지 않게 공장과 양식장에서 더러운 물을 흘려보내지 않기를 바라는 어린이의 따스한 마음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동시집이다. 더불어 햇빛과 바람, 물과 흙을 양분으로 삼아 꽃을 피우는 식물처럼, 우리 아이들도 꿈과 희망을 갖고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시인 마음이 작품마다 녹아 있다.
임실군 덕치면 진뫼마을 출생인 김도수 시인은 직장 따라 오랫동안 전남 광양에서 살다가 퇴직 뒤 밭농사를 짓느라 가족들과 함께 고향의 집을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고 있다. 산문집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 시집 <진뫼로 간다>를 냈다. 월간 <전라도닷컴>에 ‘진뫼마을 도수네’를 연재하고 있으며, 최명희문학관 상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 시인은 자신을 ‘고향을 징글징글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주말마다 아내와 아들딸 앞세우고 고향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 손발톱 닳게 했던 흙 만지며 사는 사람. 여름이면 고향 강변 ‘벼락바위’에서 아이들과 자며 쏟아지는 별빛과 보름달 가슴에 품어 보라 밤하늘을 통째로 안겨준 사람. 고향 강변의 징검다리가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하며 마을 울력으로 다시 놓고, 강변의 ‘허락바위’가 관청으로 끌려간 것에 슬퍼하며 간절한 민원 편지를 써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 사람. 시름시름 앓던 마을 정자나무를 갖은 애를 써서 살려내 그 정자나무에 ‘풀꽃상’을 안긴 사람. 취직되자마자 돌아가신 부모님께 용돈 드리는 통장을 만들고, 그 돈으로 부모님이 생전에 땀 흘리던 밭두렁에 ‘사랑비’를 세운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엔 가난한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것을 원망하며 자랐는데 돌이켜 보니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 참 많이 받고 살았다”면서 “햇빛과 바람, 물과 흙을 양분으로 삼아 꽃을 피우는 식물처럼, 우리 아이들도 꿈과 희망을 갖고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집을 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