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흙식판’ 논란 어린이집 급식비 쥐꼬리 인상

전북도 23년만에 인상 추진, 인상액은 고작 300원 안팎 공공기관 직장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비교하면 턱없어 시군별 차이도 최대 500원, 시설별 거주지별 차별 여전

2019-11-29     정성학 기자

전북도가 이른바 ‘흙식판’ 논란을 일으킨 일반 어린이집 급식비를 20여년만에 인상하겠다고 나섰다. <본지 9월18일자 1면 보도>
하지만 인상액은 고작 300원 안팎에 불과해 시설별로, 지역별로 최대 2배 이상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일 전망이다.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최근 전북도가 11월 정례회에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에 이 같은 어린이집 급식비 인상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의 급식비를 동결해온지 꼭 23년만이다.
그러나 인상폭은 신통치 않았다. 실제로 0~2세의 경우 끼니당 250원 오른 2,000원, 3~5세는 350원 오른 2,350원에 불과했다.
따라서 ‘금식판’ 논란이 제기된 전북도청과 전북경찰청 등 주요 공공기관 직장 어린이집 급식비(3021~3691원)와 격차도 계속 유지되게 생겼다. 유치원(2540~3045원)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다.
시군별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일부 시군청의 경우 수 년 전부터 자체 예산을 마련해 지원해온 점을 고려하면 그렇다.
예컨대 남원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0~2세의 경우 새해부터 2495원짜리 급식이 제공되는 반면, 전주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같은 연령대 원생은 2000원짜리 급식을 먹게 되는 식이다.
남원지역 어린이집은 남원시가 자체 예산으로 500원씩 추가 지원해왔지만, 전주지역 어린이집은 전주시가 한 푼도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시군별로 제각각인 상태다. 한마디로 문제의 영유아 급식비는 똑같은 세금을 내는 대한민국 국민일지라도 부모의 직업이 뭔지, 보육시설 종류가 뭔지, 주거지가 어딘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도 관계자는 “급식비를 현실화하고 지역별, 시설별 격차도 해소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이 인상해야하지만 지방재정 여건상 한꺼번에 대폭 인상하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부모님들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못하겠지만 이해해줬으면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편, 도의회는 오는 21일부터 이 같은 새해 예산안을 심의키로 했다. 가부는 다음달 13일 결정된다.

2019년 11월 19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