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산질ㆍ석회고토비료 ‘애물단지 신세’

직접시비 어려워 방치…포장개선ㆍ살포대행ㆍ농가연결 등 지원체계 필요

2011-07-14     조남훈 기자

 

올해 정부로부터 공급된 규산질비료와 석회고토비료가 방치되어 굳어가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두 비료는 경작지 토양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매 3년마다 경작지별로 무상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된 비료를 사용하기 어려운 여건이 생기면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원인은 우선 두 가지다. 우선 노령화된 경작인이 20킬로그램(kg) 단위로 포장된 비료를 운반하기에는 무겁고 그 양이 많아 시비를 꺼린다. 또 하나는 웃거름용으로 사용하려고 일단 보관했지만 직사광선에 포장 비닐이 부식되면서 굳어져 분쇄기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

한편 경작지 면적에 비례해 공급하고는 있지만 작물 종류에 따라, 혹은 신청한 양 만큼 받을 수 없는 농가가 생겨 남거나 모자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대개 경작규모가 큰 농가들이 이웃의 남은 비료를 얻어와 뿌린다. 한 농민은 “고추재배에 특히 효과가 있어 쓰는 사람은 공급량이 모자라서 남는 비료가 어디 있는지만 알면 바로 가서 가져다 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연결체제가 없는 농가들이 남는 비료를 방치할 경우에는 그대로 굳어져 처리하기가 곤란한 상태로 이어진다는 것. 이 때문에 남는 수량을 파악해 부족한 농가를 이어주고 살포대행을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지난 3월 금과농협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포비용의 절반을 농협이 지원해 주는 규산질비료 살포지원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결과 금과지역 농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규산질비료를 모두 뿌릴 수 있었다. 인력이 별도로 와서 기계로 살포하므로 힘이 덜 들고 비료가 방치되는 일이 줄어 노인들은 최대 수혜자가 됐다.

남민희 쌍치면 농민상담소장은 “규산질비료나 석회고토비료는 비산개량제라 친환경 유기농 여부에 상관없이 뿌릴 수 있다. 다만 현행 20kg들이 포대가 무거워 10kg씩으로 단위를 줄이고 비닐을 강한 것으로 쓰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 문제다”며 “굳어진 비료는 다시 분쇄해서 살포하면 되겠지만 후기 작물에 쓰려 할 경우 햇볕에 노출이 안 되도록 보관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