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이소(離巢)

이완소(금과 전원)

2020-04-23     이완소 독자

꽃내음 취한 노랑딱새 숫컷
애교띤 꼬리짓 사랑 품고
날갯짓 수백만 번 어린 새 키워
꿈 찾는 여행길 떠나보낼 채비한다

여명 깨우고
애비새 어둠 묻은 하늘 가른다
이슬 젖은 아기새 둥지 안에 떨고
어미새 저 만치서
어여 가라 어여 가라 우짖는다

잔월은 숨터 비추고
들고양이 둥지 향해 솟구친다
아기새 다섯 마리
파닥파닥 첫 날갯짓
갓밝이 하늘에
새하얀 목화꽃 피어난다

 

* 이소(離巢): 새가 자라 둥지를 떠남